한국형 전투기(KF-X)의 확장성과 내부 무장 장착 공간을 둘러싼 논란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풍동 실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KF-X의 모형으로 볼 때 내부 무장창 확보가 어렵다는 주장과 그렇지 않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는 것. 내부 무장창은 공대공 미사일 등을 전투기 동체 안에 수납해 레이더 탐지를 피하기 위한 신기술로 스텔스 전투기가 갖춰야 할 기본 성능으로 꼽힌다. KF-X는 본격적인 스텔스 전투기는 아니나 내부 무장 공간 확보를 목표로 개발돼왔다.
지난달 22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저속풍동실험실에서 열린 ‘KF-X 풍동 실험 착수 행사’의 사진을 분석한 군사 마니아들은 “기체 형상이 내부 무장 공간을 확보했다고 보기에는 너무도 매끈하다”며 “이런 기체 형상으로는 내부 공간을 확보하더라도 공대공 미사일이 3~4발 정도만 들어갈 작은 공간밖에 없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의 F-22·F-35, 중국의 FC-31과 일본이 개발하고 있는 f-3 실험실증기는 하나같이 주날개와 동체 중간이 불룩 솟아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작은 무장창이 앞으로 40~50년은 활용해야 할 KF-X의 결정적인 결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 KF-X개발단의 고위관계자는 “군이 요구하는 수준의 내부 무장 공간 확보는 분명한 목표이며 기체 형상은 끊임없이 수정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실험한 모형은 C-104형으로 풍동 실험의 특성을 뽑아 C-105 모델을 제작해 다시금 저속 및 고속 등 열 가지 이상의 풍동 실험을 한다는 것이다. 방사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한국항공우주원은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최종적으로 C-109 풍동 실험 모델을 제작해 최종 기체로 삼을 계획이다.
풍동 모델에는 실물 전투기와의 축적이 8대1부터 12대1까지 여러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풍동 모델도 기체 전부뿐 아니라 조종석과 레이더 부분만 있는 모델과 날개 부분 위주로 제작된 모델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풍동 실험에 들어가는 모형은 12대1로 축소된 모델의 경우 대당 1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또 기체가 작아 향후 개량 등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기체가 결코 작지 않으며 쌍발로 결정된 엔진이 기술 발전에 따라 작고 강해지면 추력이 높아지고 여유 공간도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2020년 KF-X 시제기 1호를 선보일 계획이다.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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