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을 찾은 일가족 10명이 미술관의 허술한 대응 때문에 고장 난 승강기 안에 1시간 가까이 갇혔던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월 19일 오후 3시 40분께 이 모(40)씨 가족은 대구미술관의 승강기 안에 갇혔다. 승강기는 연달아 ‘쾅’하는 소리를 내더니 1.5층 가량에 멈췄다. 승강기 안에는 다리 골절로 휠체어에 탄 70대 노인과 생후 8개월 된 아기, 6∼7세 아동 등 이 씨 가족 10명이 타고 있었다.
이 씨가 비상벨을 눌러 구조요청을 했지만 미술관 시설관리 담당 업체 측은 “10분 정도만 기다려 달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결국 이 씨 가족은 직접 119 구조대를 불러 승강기를 탈출했다. 사고가 난 지 40여 분이 지난 후였다. 사고를 겪은 피해 가족 일부는 등, 옆구리, 머리 등에 통증을 느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씨는 “당시 승강기가 멈춘 원인, 구조 진행 상황 등을 알려주지 않아 더 불안했다”며 “가족은 지금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술관 측에 안전대책 수립, 정신적 충격 등에 대한 보상비를 요구했다”며 “사고 발생 10여일이 지난 지금도 납득할만한 수습책을 내놓지 않아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구미술관 관계자는 “사고 초기 대응이 다소 원활하지 않았다”며 “사고 후 피해 당사자를 찾아 사과했으며 시설관리 담당 업체 등이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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