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차기 잠룡으로 꼽히는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12일 내년 대권 도전과 관련해 “저 자신이 준비돼 있느냐 그 점에 대해 정말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유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은 다음 대통령한테 무너진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는 개혁 정신이나 공동체에 대한 열정, 공감 이런 게 굉장히 필요한 덕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주변에서 회피하지 말고 받아들이라는 얘기를 하지만 제가 정치를 하면서 무슨 일에 등 떠밀려서 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저 자신이 충분히 고민하고 그런 도전을 감당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다만 유 의원은 “아직 결심한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유 의원은 우선 대권 도전을 결심하기 전 당 혁신 작업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총선 민심과 이후 새누리당이 겪고 있는 혼란, 갈등을 보면 내년 대선에서 이기기 상당히 어렵다”며 “보수개혁이야말로 저나 새누리당 식구들의 정치적인 소명이다. 그 길로만 매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얼마나 국민이 원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 개혁에 매진할 수 있느냐에 (정권 재창출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8일 청와대 오찬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의 대화가 화제가 된 것과 관련해 “작년에 (새누리당 원내대표)사퇴 결심을 하고 나서 대통령을 뵙고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 과정에 있었던 소통 부족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었다”며 “청와대 오찬 때 다른 의원들처럼 잠깐 봬 충분한 대화를 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차차 자연스럽게 소통할 기회가 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부지를 두고 지역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 국방부와 군, 주한미군이 군사적으로 최적의 입지를 찾아내고 또 국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그런 입지를 찾아내면 그 결정에 저는 따라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영남권이 부지로 결정돼도 수용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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