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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열풍]킬러 콘텐츠 외면한 '게임코리아'...눈앞 이익만 좇다 결국 소탐대실

■한국AR게임 현주소는

AR산업 초기단계로 수요없어

국내 게임사들 개발 등한시

돈되는 MMORPG에만 몰두

한 이용자가 지난 13일 하루 동안 강원도 속초에서 ‘포켓몬 고(Pokemon Go)’ 게임을 통해 수집한 포켓몬들. /사진제공=독자




닌텐도의 ‘포켓몬 고(Pokemon Go)’ 열풍으로 14일 구글플레이 상 다운로드 수가 1,000만건을 넘어섰다. /구글플레이 캡처


일본 닌텐도의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 고(Pokemon Go)’가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게임 강국인 국내에서는 왜 AR게임이 나오지 않는지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AR산업이 상용화되지 못했고 수요도 거의 없어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을 외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매출액이 1조원에 이르는 업계 최상위 회사들은 가상현실(VR)은 물론 AR게임 개발을 소홀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는 AR게임 개발과 관련한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AR게임 계획을 밝힌 곳은 매출액이 100억~200억원대에 불과한 소형 게임사뿐이다. 이날 드래곤플라이는 총싸움게임에 AR를 적용한 ‘스페셜포스 AR’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부터 관련 팀을 만든 뒤 최근 포켓몬 고가 흥행하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드래곤플라이를 빼면 한빛소프트 정도다. 한빛소프트는 지난해 국민안전처 공모사업을 따내 연세대와 함께 AR 재난대응 훈련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고 나섰다. 한빛소프트는 아직 AR게임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게임사의 한 개발자는 “대형 게임사들이 돈이 되는 모바일 다중역할접속게임(MMORPG)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투자자 눈치를 보면서 아이템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게임만 만들다 보니 AR도 개발해보자는 분위기 자체가 형성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게임사들이 AR게임을 외면하는 것은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AR게임 개발은 카메라 영상에 3차원으로 사물을 입히면 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간단하다. VR처럼 하드웨어 기기가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다. 다만 아직 관련 산업이 초기단계이고 수요가 없어 선제적으로 개발할 동기가 없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의 한 관계자는 “AR가 이렇게까지 이슈가 될지는 몰랐다”며 “업계가 AR 자체가 게임은 아니고 상용화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켓몬 고가 이슈가 되니 AR가 아닌 VR게임 개발사들의 주가가 급등했다”며 “아직 VR와 AR 개념 차이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인데 해당 게임 출시 개발 노력이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AR기술을 상용화하려는 노력은 꾸준히 있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09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주관으로 추진했던 문화콘텐츠산업 기술지원 사업과제 중 하나로 모바일 AR 개발을 선정했다. KT는 2011년 AR 속에서 몬스터를 잡으면 이용자에게 캐시를 지급하는 ‘올레 캐치캐치’를 선보였다. 하지만 게임과 접목된 시도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사들이 MMORPG 등 비슷한 게임을 찍어내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한다. 액션·그래픽·투자액 등 ‘스펙’으로만 승부하지 말고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업계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포켓몬 고 열풍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개발사가 포켓몬스터 팬들에게 ‘스마트폰’으로도 포켓몬을 만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라며 “높은 사양의 기술이 없어도 ‘미드테크(Mid-tech)’만으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닌텐도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AR게임 ‘인그레스’는 실패했지만 포켓몬 고가 성공한 것은 바로 포켓몬스터라는 IP 덕분”이라며 “20년이 지나도 사랑받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켓몬 고를 우회 설치하는 사례가 늘면서 보안 관련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게임이 한국에서 미출시됐기 때문에 국내에서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가 별도의 설치파일을 내려받아아야 한다. 문제는 이 파일의 출처가 분명하지 않고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주 해외 사이트에 올라온 포켓몬 고의 일부 설치파일에서 악성 코드 ‘드로이드잭(DroidJack)’가 발견되기도 했다.

/김창영·정혜진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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