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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후끈 달군 포켓몬 고 열풍] 엉뚱한 관리종목까지 주가 '들썩'

포켓몬 IP·AR과 관련 없는

SK컴즈 등 테마주로 엮여

주가 일시적 급등...혼란 야기

최근 ‘포켓몬고(Pokemon Go) 테마주’ 열풍이 불면서 수년간 실적이 부진한 관리종목의 주가까지 들썩이고 있다. 이들은 포켓몬 지적재산권(IP)이나 증강현실(AR)과 뚜렷한 관련이 없는데도 테마주에 포함돼 투자자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인터넷 업체 SK컴즈(066270)는 지난 14일 주가가 종가 기준 29.85%나 상승했다. 과거 싸이월드에서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데다 SK플래닛의 지도 서비스 덕분에 포켓몬고 테마주로 지목된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정작 AR, 가상현실(VR)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최근 실적이 반등세지만 지난 4년 여간 적자를 지속해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데다 싸이월드는 이미 2년여 전 SK컴즈의 품을 떠났기 때문에 테마주로 엮일 이유가 없다.

코스닥 소형주 토탈소프트(045340)도 교육용 VR 기술을 보유했다는 이유로 15일 관련주로 엮여 주가가 5거래일 동안 2,900원에서 4,000원대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이 회사 역시 별도 기준으로 지난해 14억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올해 1·4분기에도 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19일 회사 측이 “주가급등에 대해 공시할 내용이 없다”고 발표하자 주가는 하루 만에 11%나 급락했다.

코스닥에서 투자자들이 특정 이슈로 테마주를 형성하는 일은 흔하지만 최근 ‘포켓몬고 테마주’는 포켓몬 IP나 AR 기술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업체 중 실적이 부진한 소형주까지 들썩이게 해 우려를 자아냈다. 두 회사 외에도 게임업체 조이맥스(101730) 역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지만 특별한 호재 없이 ‘포켓몬고’ 테마주로 묶여 2거래일 연속 상승하다 이날 하락세로 돌아섰다.

관리종목은 아니지만 액토즈소프트(052790)·한빛소프트 등 관련 게임사들 역시 포켓몬고의 핵심 기술인 AR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에도 지난 일주일여간의 상승세에 합류했다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포켓몬고가 주목받는 이유는 VR처럼 값비싼 장비가 필요 없고 VR게임의 부작용인 어지럼증도 없다는 점”이라며 “포켓몬고는 AR 기술이 구현된 게임으로 VR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일부는 기술보다는 독특한 IP를 가진 기업을 추천했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켓몬고 흥행 요인은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글로벌 유명세 덕분”이라며 “국내 게임사 중 과거 흥행한 온라인 게임 등 다양한 IP를 보유한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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