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본점이 하반기 매장구성(MD) 개편 등을 통해 국내 백화점 최초로 연 매출 2조 원에 도전한다. 백화점에서 보기 어려웠던 신규 브랜드를 대거 도입하고 면세점에 내준 식당가 공간을 확충하는 한편 계열사 간 경계를 허무는 매장 배치 등을 통해 실적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최근 하반기 MD 개편의 틀을 마무리하고 최대 명절인 추석과 최고 성수기인 4·4분기에 대비하기 위한 영업 전략을 가동한다. 심각해지는 소비불황 속에서도 롯데백화점 본점은 상반기 9,000억 원을 초과하는 매출을 올렸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전년 비 10% 가까이 신장한 수치다. 여기에 하반기 매출 비중이 상반기보다 4~5%포인트 높고 4·4분기가 연중 최고 매출이 발생하는 성수기인 만큼 백화점 안팎에서는 올해 본점이 연 매출 2조 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을 높게 내다보고 있다. 연 매출 2조 원은 일본 이세탄 백화점 등이 달성한 기록이자 국내 백화점 업계의 오랜 숙원으로, 국내에서는 아직 사례가 없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매출은 수년째 1조8,000억 원의 답보상태였지만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중단됐던 유커 방문이 올 들어 재개된데 힘입어 상반기 상승세를 탔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폐점으로 백화점 내에 위치한 면세점 본점의 단체 관광객이 늘고 있는 점도 기대요소다. 면세점 고객이 늘어날수록 백화점 명품관 등으로 유입되는 샤워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2조원 프로젝트를 위해 우선 MD 개편의 칼을 빼들었다. 특징은 계열사 및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매장을 늘리고 트렌드를 반영한 신규 브랜드를 전진 배치해 유통 1번지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점이다. 층별, 층간 이동 규모 등까지 감안할 때 가을 개편으로서는 이례적인 규모다.
여성복 부문은 불황 극복의 원동력이었던 수입 중가 컨템포러리 브랜드와 영 패션 브랜드 영입에 중점을 둬 총 23개 브랜드를 물갈이한다. 이탈리아 브랜드 ‘리우조’와, ‘스텝스’ 등 수입 브랜드를 중심으로 8개 브랜드가 첫 선을 보이고, 20대를 겨냥한 YG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샵과 영패션 편집숍 ‘오픈 프라이머리’ 등이 최초 입점한다. 20대 신규 브랜드 15개 중 11개가 롯데백화점에 최초로 입점할 만큼 신규 트렌드 확보에 신경썼다. 또 남성 브랜드 10여개, 생활가전 브랜드 17여개, 잡화 브랜드가 20여개가 8월 말에서 9월 초 매장을 연다.
공간 개편도 대대적으로 진행중이다. 식당가로 쓰였던 백화점 12층을 면세점에 내준 대신 문화센터로 쓰이던 14층 공간을 식당가로 교체해 9월 중 오픈한다. 공간이 다소 협소해지는 대신 한식·중식·일식·양식 등 4개 품목으로 나눠 유명 맛집을 들여오기로 했다. 스타 요리사 최현석의 레스토랑 ‘엘본더테이블’과 서울 강남의 유명 일식당인 ‘스시초희’, 유명 한식당 ‘서래헌’, 서울에서 입소문을 탄 중식당 ‘루이’ 등 4개 브랜드가 입점한다. 엘본더테이블을 제외하고는 백화점 입점이 처음인 유명 맛집들로, 트렌드를 정조준해 맛집 1번지로의 위상도 노린다.
백화점 문화센터는 지하 1층 잡화·식품매장과 연결되는 롯데호텔 아케이드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이동으로 문화센터는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되며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아졌다. 롯데백화점은 인근 오피스 상권 고객까지 흡수하기 위해 필라테스·요가·중국어 등 점심 강좌 및 인문강좌를 20% 가량 늘릴 예정이다. 쿠킹 스튜디오의 면적도 30% 이상 확대하고 전문 음악교육을 위한 1대1 레슨실과 오디오 시스템이 완비된 계단식 강의실 등도 신설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문화센터를 호텔 아케이드로 옮기는 등 계열사와 브랜드간 경계를 허물고 트렌드를 정조준하는 개편으로 하반기 실적을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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