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과잉 연봉 논란에 휩싸였던 르노가 결국 카를로스 곤 프랑스르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보수를 줄이기로 했다.
르노 이사회는 성과급 삭감을 골자로 한 보상위원회의 제안을 받아들여 CEO의 임금체계를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곤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성과급은 20% 삭감되고 아무리 많아도 고정급의 180%를 넘지 못한다. 다만 이번 결정은 지난 2015년 연봉으로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르노 이사회가 경영진의 과잉 연봉에 대한 주주들의 비판을 수용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분석했다. 4월에 열린 르노 주주총회에서 약 54%의 주주들은 지난해 725만유로(약 90억2,000만원)에 달한 곤 회장의 연봉이 지나치게 높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지난해 르노 지분을 15%에서 19%로 늘리며 최대주주가 된 프랑스 정부가 강한 불만을 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경제장관은 5월 하원에 출석해 “(곤 회장의 고액 급여를) 시정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고실업과 노동법 개정안 통과로 근로자의 고용불안이 심화하는 와중에 대기업 경영진이 과도한 보수를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3월 카를로스 타바레스 PSA푸조·시트로앵 CEO가 지난해 연봉으로 전년 대비 191%나 많은 524만유로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미셸 샤팽 프랑스 재무장관은 “정부가 PSA 지분을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면 고액 연봉을 막았을 것”이라며 “나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연봉 인상은 좋지 않은 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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