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학부생이 스마트폰 앱을 개발한 후 팔아 발생한 수익금 중 일부인 3,000만원을 대학 발전기금으로 내놓아 화제다.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에 재학 중인 오승규(27·사진)씨는 24일 KAIST 총장실을 찾아 강성모 총장에게 3,000만원의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재학생 기부액 중 최고금액이다.
오씨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막 보급되기 시작한 지난 2010년 기존의 지하철 노선을 알려주는 앱이 이용하기 불편함을 느끼고 직접 개발에 나섰다.
오씨가 개발한 '지하철 내비게이션' 앱은 출발역과 도착역만 지정하면 실시간 운행시간을 확인해 최단경로를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가장 먼저 오는 열차가 무엇인지와 어디서 어떤 열차로 갈아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기능과 함께 첫차·막차·급행열차·환승통로 이용시간까지 고려해 최적의 경로를 계산해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오씨는 혼자만 앱을 사용하기가 아쉬워 오픈마켓에 배포했는데 최근 구글플레이에서 지하철 앱 다운로드 순위 2위를 기록했고 500만명 이상이 사용하면서 광고수익도 발생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카카오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고 이를 매각했다.
그는 아직 학생이지만 거액의 수익을 올리게 되자 학교가 떠올랐다고 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를 거쳐 KAIST에 입학한 오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국가로부터 큰 지원을 받고 있다는 책임감이 있었다"며 "이번에 큰돈을 벌게 돼 그동안 받아온 지원을 환원하는 차원에서 모교인 KAIST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개인의 노력과 재능에 더해 학교에서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면 학생이 공부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한 학교 역시 의미 있는 역할을 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뛰어난 동문들이 큰 성공을 이뤄 후배들의 성장을 이끌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 총장은 "오승규 학생의 선례를 계기로 학교 발전을 위한 마음이 KAIST 전 구성원에게 모두 전달되기를 바란다"며 "학교 발전에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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