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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의 '주식 맞교환' 결정...현대證 주가에 성패 달렸다

"합병비율 장부가치보다 낮아"

현대證 소액주주 반발 우려

주식매수청구권 신청 전

주가흐름이 성공여부 가를듯





지난 2일 발표된 KB금융(105560)과 현대증권(003450)의 주식교환 결정이 KB금융 주가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현대증권에는 다소 아쉬운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B금융은 약 1조원의 염가매수차익(매수회사가 피매수회사를 공정가격보다 싼 가격에 인수할 때 발생하는 회계장부상 가상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현대증권은 장부가치보다 낮은 합병비율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현대증권의 주가가 주식교환 비율에 따라 KB금융과 연동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KB금융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기 때문에 주가가 오를 경우 소액주주들의 불만도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대증권 주가가 양사 간 주식교환에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KB금융과 현대증권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주식 맞교환을 결정했다. KB금융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 29.62%(자사주 포함)를 제외한 잔여주식 70.38%를 KB금융 주식과 맞교환하는 방식이다. KB금융과 현대증권 주식 간 교환비율은 1대0.1907312다. 주식교환이 마무리되면 현대증권은 KB금융의 100% 자회사가 된다. 다만 주식교환이 최종적으로 성사되기 위해서는 금융위 승인, KB금융 주주 반대의사 표시 비중 20% 이하, 현대증권 주주총회 통과 및 현대증권 반대매수청구권 총 행사규모 7,700억원 이하라는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KB금융 입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최상의 결정이라는 평가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이 시장 예상보다 빨리 주식교환을 통해 현대증권을 자회사로 만들기로 한 것은 신의 한 수”라며 “신주 발행이 부담되기는 하지만 1조원 내외의 염가매수차익을 고려하면 큰 부담은 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현대증권 잔여지분을 주가순자산비율(PBR) 0.4배에 맞춰 주식교환을 하면 KB금융의 이익은 9.1% 늘어나게 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현대증권은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주식교환 비율이 현대증권 PBR의 0.4배가량에 불과해 장부가치보다 낮게 평가 받았다는 지적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순자산가치에 근접한 합병비율을 기대했던 현대증권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아쉬운 결과”라고 지적했다.

KB금융은 정관에 따라 이번 주식교환 결정을 주주총회 없이 실행할 수 있지만 현대증권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주주총회에서 이 안건이 통과되려면 발행주식 3분의1 이상과 주총 출석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동시에 얻어야 한다. 현대증권 지분의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찬성표를 얻어내야만 하는 것이다. 현대증권의 주요 기관투자가는 지분 6.1%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KB금융 지분도 9.20% 보유하고 있어 주가 흐름에 따라 찬성 혹은 반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증권의 주가가 KB금융이 자사주 매입 효과로 동반 상승해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인 6,637원을 넘어선다면 소액주주들은 매수청구를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이란 카드와 함께 기관 및 소액투자자들을 위한 설득 작업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은 전날 대비 0.285(100원) 오른 3만5,300원, 현대증권은 2.23%(150원) 상승한 6.880원에 거래를 마쳐 양사 모두 주가가 올랐다. /김현상·서민우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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