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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블랙아웃

김동원 한국수력원자력 청평양수발전소장

발언대




전기가 부족해 모든 전력시스템이 정지하는 대규모 정전상태를 블랙아웃(blackout)이라 한다. 보통 특정지역이 모두 정전되는 경우를 일컫는데 전국단위의 블랙아웃을 막기 위해 지역별로 돌아가며 전력을 차단시키는 것이 롤링블랙아웃(rolling blackout) 즉, 순환정전이다.

2011년 9월 15일 전국적인 이상기후로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하자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이 기습적으로 정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러한 전국 동시 다발적인 블랙아웃이 오후 3시 10분부터 약 5시간 동안 지속되면서 국민들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른바 ‘915순환정전’이다. 당시 오전 8시부터 전력수요가 급증했고 대기 중인 유류와 LNG 발전소까지 발전량을 최대로 올렸으나 수요량을 따라잡지 못하자 전국적인 대규모 블랙아웃에 빠지지 않도록 일부 지역에 강제순환정전을 했다. 순환정전을 하는 동안 전력피크시를 대비해 발전대기 중이던 한수원의 모든 양수발전소(심야 등 잉여시간 펌프로 물을 퍼올렸다 필요시 발전)가 정상 가동에 들어갔고, 특히 상업운전 준비 중이었던 40만kW의 예천양수 1호기까지 45일 앞당겨 긴급 발전했다. 전력대란이라는 최악의 위기극복에 양수발전소가 기동타격대의 역할을 한 것이다.

우리나라 전기의 평상시 주파수 범위는 60±0.2Hz 수준이다. 전력의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지면 주파수와 전압이 떨어지고 최악의 경우 블랙아웃이 발생한다. 양수발전이 매순간 전력 수요량에 공급량을 일치시킴으로써 전력계통의 주파수 조절과 전압 조정을 하면서 전기품질을 유지시킨다. 사람으로 치면 맥박을 조절해 주는 역할이다.



양수발전은 기동성이 뛰어나 정지 상태에서 발전기 최대출력까지 3분 내에 도달할 수 있어 갑작스런 부하변동이나 신속한 주파수 조절 등 전력수급의 비상상황에서 큰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전력계통의 ‘마지막 보루’인 비상전원으로서의 임무도 수행한다.

오늘도 혹시 있을지 모를 전력계통의 비상상황에 대비해 양수발전소 직원들은 상부저수지로 물을 퍼 올리며 마지막 보루를 지키기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이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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