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세를 보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에서 오는 9월 원유 생산량 동결 주장이 거세지고 있어 주목된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OPEC 회원국 중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쿠웨이트 등이 산유량 동결에 관한 논의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에울로히오 델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모함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에게 이 같은 의사를 실제로 전하기도 했다. OPEC 회원국들은 지난 4월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생산량 동결을 논의했지만 실패했다. 당시 서방 제재 종결 이후 원유 증산을 원하는 이란이 회의 불참을 선언하자 OPEC 회원국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동결 합의문 초안까지 만들어놓고 합의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란 산유량이 서방 제재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되면서 OPEC 차원의 동결 논의가 다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란 산유량은 하루 약 350만배럴로 당초 목표인 400만~420만배럴에 근접한 상태다. 신문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등 생산량 동결 논의를 추진하는 나라들은 9월26일 알제리에서 열리는 국제에너지포럼(IEF)에서 관련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때가 되면 이란의 산유량이 400만배럴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이란이 동결 논의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이란 석유부는 원유 생산량 동결에 관한 답변을 꺼리고 있다. 지난 도하 회의에서 불거진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갈등도 산유량 동결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당시 이란의 불참에 사우디도 원유 생산량을 줄일 수 없다고 선언하자 비회원국으로 회의에 참석한 러시아는 사우디가 기존 합의를 뒤집었다며 비판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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