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각] 우상호가 극찬한 김영호의 방중논란

김홍길 정치부 차장

김홍길 정치부 차장




20대 국회 개원 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사석에서 같은 당 소속 김영호 의원에 대해 극찬한 적이 있다. 후농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로 정치감각도 물려받았고, 중국 베이징대를 졸업한 재원이어서 앞으로 정치적 성장성이 클 것이라는 기대였다. 특히 ‘중국통’이어서 앞으로 한중교류가 확대될 경우 초선이지만 당내 역할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도 언젠가는 김 의원과 함께 중국에 가 통일 관련 테제를 선언하고 싶다는 바람도 함께 내비쳤다.

우 대표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김 의원이 지난 8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 논의차 방중 길에 오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김 의원은 당 사드대책위원회 간사로 이번 중국행을 주도했다. 김 의원은 베이징대 유학 시절 재중 교민지인 한성월보의 발행인을 지냈고 귀국 후에는 한국외국어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과 한중문화연구소 및 한중미래연구소 소장을 지낼 정도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중국통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김 의원은 사드 국내 배치에 대해 중국이 반발하고 각종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현지에 쌓아놓은 인맥을 통해 분위기 파악차 방중을 선의로 계획했을 것이다. 개인적인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추진한 것을 놓고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억울한 측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 김영호가 아니라 우 원내대표도 칭찬할 정도로 미래 재목이 될 초선의원 신분이라면 후속 파장을 고려해 더 심사숙고해 결정해야 할 사항이었다. 실제로 이번 방중도 즉흥적으로 이뤄졌다. 방문단에 포함된 초선 손혜원 의원은 “카톡 공지 보고 신청했는데 졸지에 독수리 6남매가 됐다”고 말했다. 파장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던 것이다.

야당에서는 의원외교에 왜 대통령까지 나서 일을 만드느냐고 항변하고 있지만 외교는 치밀하고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가 ‘외교적’이어야 하는데 이번 방중은 전혀 그런 느낌도 주지 못하고 있다. 사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방중이지만 공교롭게도 사드 이슈가 주요 소관인 국회 국방위원회나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상임위원은 이번 방중단에 한 명도 없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중국을 잘 아는 김 의원이 초선 의원들을 데리고 중국을 방문해 ‘한국에도 사드 배치 반대 여론이 있다’는 것을 알리러 갔다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한국 여론이 사드 배치에 전부 찬성하는 것은 아니니 중국은 노여움을 풀어달라’는 식으로 잘못 읽혀 또 다른 사대 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을 상대로 한 저자세외교이고 중국 추종외교로 비칠 수 있는 것이다.

야당은 이 같은 비판 여론을 의식해 의원들의 방중을 외교 지렛대로 활용하면 될 것이 아니냐고 반박하지만 군색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정보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는 상대국에 이 정도를 외교 지렛대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순진한 발상에다 아마추어 외교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미래를 짊어지고 갈 차세대 주자로 평가받는 김 의원이 이번 사드 방중에 대해 좀 더 진지한 고민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wha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