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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지하벙커 내년 5월 전시관으로 변신

지난 2005년 발견된 서울 여의도 지하벙커가 내년 5월 전시관으로 조성돼 시민에게 공개된다.

서울시는 최근 여의도 지하벙커를 다목적 전시공간 등 문화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2005년 5월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건립 공사를 하던 중 옛 중소기업전시장 앞 도로 아래에서 발견됐다.

버스환승센터 승강장에 있는 출입구를 통해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면 화장실과 소파, 샤워장을 갖춘 약 66㎡의 공간이 나온다. 왼편에는 기계실과 화장실, 2개의 폐쇄된 출입문 등이 있는 약 595㎡의 넓은 공간이 있다.

이 벙커에 대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으며 1977년께 공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벙커 위치가 국군의 날 사열식 단상이 있던 곳과 일치하는 점을 감안할 때 국군의 날 행사에 대통령 경호용 비밀시설로 이용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이 공간을 전시관 등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을 마련하고 시 공공건축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시설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애초 올해 10월 전시관 개관이 목표였지만 지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작업에 시간이 걸려 개관 시기를 내년으로 늦췄다.



전시관이 들어서면 운영은 서울시립미술관이 맡는다. 시립미술관은 지하벙커의 역사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전시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 지하에 만든 벙커라는 역사성을 살려 한국 군사문화의 특수성과 근현대사의 압축성장을 담아낸다는 구상이다.

미술관은 이 공간의 특성을 살리는 기획전 등에 집중하고 민간 기획자와 작가 등이 제안하는 전시나 공모를 통해 공간 특성을 살린 전시회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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