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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사람-윤장현 광주시장] 공관 대신 자택 생활..."市 예산 5억~6억 아낄 수 있죠"

시민운동가 출신 '특권 내려놓기'

윤장현 광주시장은 여느 시도지사처럼 단체장에게 무료로 주어지는 공관에서 살지 않는다. 지난 2014년 7월 시장에 취임한 후에도 줄곧 자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자연스레 생활비는 공금이 아닌 개인 월급에서 빠져나간다. 윤 시장은 “관사에서 살지 않은 까닭에 시장 임기 4년간 5억~6억원 정도의 시 예산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윤 시장이 사택을 택한 것은 일종의 ‘특권 내려놓기’ ‘참여와 소통’의 하나다.

그는 취임 이후 광주시장의 관용차량을 기존 3,000㏄급 고급 승용차 오피러스에서 1,600㏄급 전기차 쏘울로 바꿨다. 또 해외출장을 떠날 때도 늘 항공기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 최근에는 시청 간부용 주차장을 임산부와 장애인 주차장으로 바꾸기도 했다. 그는 “(의사에서 시장으로) 신분의 변화 때문에 누리는 것은 없애야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시장은 연로한 아버지(92)와 장모(93)를 16년째 함께 모시고 사는 ‘효자’로도 유명하다. 이에 대해 주변에서는 ‘한 지붕 두 사돈’이라고 얘기한다. 아흔이 훌쩍 넘은 어르신을 모시고 사는 까닭에 올여름 그에게도 큰 변화가 생겼다. 결혼 이후 39년 동안 선풍기 하나로 무더위와 싸워왔던 그의 집에 처음으로 에어컨이 생긴 것. 윤 시장은 “연로하신 부모님들이 폭염에 건강을 해칠까 걱정돼 큰맘 먹고 에어컨을 장만했다”며 “덕분에 집사람도 흡족해 하는 것 같다”고 웃었다. 올해 폭염이 ‘짠돌이’ 윤 시장마저 무너뜨린 셈이다. 그는 올여름에는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자신의 부모님뿐 아니라 지역 내 독거노인과 경로당 등을 직접 돌며 노인들의 건강상태를 직접 살피고 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조선대병원 안과 레지던트 1년 차로 응급실에서 부상자들을 치료한 그는 ‘광주 시민운동의 대부’로 불린다. 의사 신분으로 오랫동안 시민운동을 해온 만큼 그가 소수자와 약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관심과 배려는 남다르다. 윤 시장은 “행정이 가져야 할 공공성 가운데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소수자·약자, 어려운 사람을 챙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규 일자리 창출 못지않게 기존 일자리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동안 이름표는 있어도 신분증이 없었던 공공기관 간접고용 근로자 749명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윤 시장은 행정에서 ‘과대포장’하는 것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수치와 실적을 부풀려 단체장 치적 쌓기용으로 행정을 변질시키는 일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 호남선 KTX 건설사업비 전체를 광주시 국비 확보로 계산하던 관행을 깨고 순수 확보액만을 정정해 발표하도록 한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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