샥스핀의 재료로 사용되는 상어의 지느러미에 치매나 루게릭병 등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1일(현지시간) 과학전문 매체 ‘유레크얼러트’ 등에 따르면, 미국 마이애미대학 과학자들이 상어 10종의 지느러미와 근육에서 신경퇴행성 질환과 관련 있는 고농도의 독성 물질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태평양과 대서양 서식 상어 10종의 지느러미와 몸체 조직을 수거 해 검사한 결과, 인체 건강에 유해할 정도로 고농도의 수은과 베타-N-메틸아미노-L-알라닌(L-BMAA)이 잔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을 이끈 드보라 매쉬 신경학과 교수에 따르면, BMAA는 알츠하이머성 질환,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육위축성 측삭 경화증(ALS)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과 관련 있다.
연구팀은 수은과 BMAA가 인체에 매우 유해할 뿐만 아니라, 두 물질이 인체에 함께 흡수되면 상승작용을 일으켜 더 해로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연구자 중의 한 명이자 이 대학 생태과학 및 정책대학원 교수인 닐 햄머쉴락 박사는 “상어는 바다에서 플랑크톤에서 시작하는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포식자여서 그 조직에 독성물질이 쌓이고 고농도로 농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영양화 등으로 늘어난 남조류세균(藍細菌)인 시아노박테리아가 만들어낸 독성이 먹이사슬을 거치면서 농축됐다는 것이다.
앞서 2012년에도 매쉬 박사팀은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 대서양 연안에서 흔한 7종의 상어 지느러미와 장기에서 고농도 신경독성물질을 검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다른 연구들에서도 상어 지느러미와 연골에서 BMAA가 검출됐다.
상어 지느러미와 연골, 고기 등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안에서 식품과 전통의약품 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다. 특히 연골의 경우엔 서구에서도 다이어트식품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상어 지느러미나 고기 소비를 자제하고 규제하는 것이 남획으로 멸종되어 가는 상어 보존뿐만 아니라 인간의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마이애미대학 해양 및 대기과학대학원과 의학대학원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6일 학술지 ‘독성물질’(Toxins)에 게재됐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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