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께 송구스럽다. 새누리당의 문제 제기에도 무겁게 받아드리겠다”는 정 의장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2일 국회에 공식 제출했다.
김성원·이만희·권석창 새누리당 원내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의안과에 정 의장이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국회법이 규정한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점을 들어 사퇴촉구결의안을 제출했다.
이만희 원내부대표는 결의안 제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70년 의회 민주주의 전통으로 이어져온 국회의장 중립성을 명백하게 위반하고 국회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 새누리당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정 의장이 즉각 사과하고 그 이후 사퇴까지도 고려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원내부대표는 “이번 사태는 너무나 어려운 민생을 돌보기 위해 정말 많은 협상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만들어진 추경 처리를 코앞에 두고 이뤄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민생 현장에서 눈이 빠지게 추경 통과를 기다리시는 국민들을 위해 (본회의) 사회권을 부의장들한테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와 만나 “새누리당 의원들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전날 정기국회 첫 본회의가 파행된 것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정 의장은 추가경정예산 처리가 무산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사과 문구에서 ‘국민들께’를 빼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이를 거부했고, 또 본회의 사회권은 양도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이 제출한 사퇴촉구결의안이 국회에서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역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권고결의안 또는 사퇴촉구결의안은 총 12차례 제출됐지만 단 한 번도 통과되지 못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정 의장의 개회사에 반발, 정 의장의 사과와 사회권을 부의장에게 넘길 것을 요구하며 지난 1일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촉구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또 지난 1일 밤에는 몸싸움 끝에 국회의장실을 2시간 가량 점거하기도 했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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