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은 아시아-미주 노선에서 7.39%(지난해 전체 실적 기준)의 점유율로 시장 3위 사업자였다. 유럽과 대서양 노선을 지배하고 있는 머스크는 미주항로에서 대만의 에버그린(10.19%)에 뒤처진 2위(9.03%)였다. 하지만 한진해운 붕괴로 점유율을 끌어올려 에버그린을 제치고 미주노선 최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지난 17년간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운 머스크는 국내 유일한 국적선사가 된 현대상선(4.46%, 미주노선 13위)도 쥐고 흔드는 위치다. 현대상선은 6월까지 채권단의 조건부 자율협약 조건 중 하나인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을 충족하지 못해 애를 태우다 극적으로 머스크가 주도하는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머스크·MSC)에 올라탔다. 이를 두고 당시 국내외에서 머스크의 현대상선 M&A설이 나오기도 했다. 2M을 주도하는 머스크는 언제든지 규칙을 정해 현대상선의 영업망을 흔들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수는 “현대상선이 머스크 산하로 들어갔다면 한진해운을 없애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산업에 대한 이해도 없고 대책도 없는 구조조정으로 우리나라 해운 산업은 글로벌 기업의 볼모가 됐다”고 말했다. /세종=구경우기자 조민규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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