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성적을 받는 학생을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생활기록부를 조작한 사립학교 교장과 교사가 경찰에 입건됐다.
7일 광주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임의로 생활기록부를 조작한 광주 모 사립학교 교장 A 씨와 교사 B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심화반을 운영하며 과외비를 받고 교비를 횡령한 같은 학교 교감과 교사 8명을 업무상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교장 A 씨와 교사 B 씨 등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NEIS)에 229회 무단접속해 학생 25명의 생활기록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항목을 36회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A 교장이 1등급을 받는 성적 우수 학생들이 대입 수시 전형에서 유리해지도록 생활기록부를 관리·조작하도록 교사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스의 접속 권한은 학교 교장이 부여하고, 나이스에서 생활기록부를 입력하고 수정하는 것은 담임교사와 해당 과목 교사만 할 수 있다. A 교장은 나이스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학년부장인 교사에게 권한을 임의로 부여해 생활기록부를 수정하도록 지시했다.
또 일부 성적 우수 학생의 성적이 떨어지자 답안지와 생활기록부를 조작해 임의로 성적을 끌어올렸다가 담임교사에 의해 다시 수정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교사는 성적 조작을 해주는 대가로 학부모로부터 200만 원을 금품을 받기도 했다.
한편 A 교장은 교사들을 지시해 심화반을 운영하면서 학부모에게 시간당 4만 원에서 4만 8,000원에 이르는 교습료를 요구해 총 2,500만 원을 챙기기도 했다. 또 기초학력증진, 진로, 동아리, 학부모 활동 등 여러 특색사업을 통해 교육력을 높이겠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에 사업비 7,000만 원을 허위로 청구하기도 했다.
결국 비위를 알아챈 광주시교육청이 지난 7월 이 학교의 생활기록부 조작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하면서 덜미가 잡히고 말았다.
경찰은 “학교의 이미지와 명예를 단순히 명문대 진학 학생 수로 판단한 그릇된 인식으로 상위권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성적까지 조작하기에 이르렀다. 중요한 학적자료인 생활기록부의 신뢰성도 훼손됐다”며 “평등한 교육의 권리가 보장돼야 할 공교육의 장에서 발생한 심각한 문제로 유사 사례 재발을 방지하도록 교육 당국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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