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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미 대선]도널드 트럼프 <1>

트럼프가 걸어온 길

트럼프가 7월 21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경기장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국제주의가 아닌 미국주의(아메리카니즘)이 우리의 신조”라며 고립주의 정책을 천명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2세

1946년 뉴욕에서 부동산 재벌 프레드 트럼프의 3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어머니 메리 애니는 스코틀랜드 이민자이며 친할아버지는 독일계 이민자다. 거칠고 반항적인 행동을 바로잡겠다는 부모의 뜻에 따라 뉴욕군사학교를 졸업했고, 포덤대를 다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 편입해 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2번 이혼했고, 3번 결혼했다.

뉴욕군사학교 시절의 트럼프


군사학교 출신이지만 군 복무는 하지 않았다. 베트남전 당시인 1964년부터 학업을 이유로 4번이나 징병을 유예받았다. 그는 징병 추첨번호 366번 가운데 뒤쪽인 356번을 받아 참전기회가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968년에는 징병 신체검사에서 불합격판정을 받았다. 트럼프는 한 인터뷰에서 “발뒤꿈치 통증 증후군”이라며 신발을 벗어 보이기도 했다. 세계 최강의 미군을 지휘하는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양당 후보가 모두 군 미필자인 경우는 흔하지 않다.

트럼프는 대학 졸업 후 아버지로부터 부동산 사업을 물려받아 회사명을 트럼프 기업으로 변경하고 호텔과 골프장을 설립 인수하면서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트럼프가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2004년부터 NBC방송에서 ‘어프렌티스’라는 TV쇼를 진행하면서부터다. 약 10여 년간 진행된 이 쇼의 시청자 수는 최대 2,800만 명에 달했고, 대중적 유명세를 기반으로 트럼프는 수백 개의 회사를 사들였다. 트럼프가 운영하는 법인은 2015년 기준 480여 개로 추정된다.

1996년부터는 미스 유니버스 조직회를 인수해 미스 유니버스, 미스 USA 등의 대회를 주관하고 있다. 국내의 대우 트럼프 월드마크도 트럼프의 투자로 건설된 건물이다. 트럼프의 재산은 최소 5조원(포브스 추산)에서 최대 12조원(트럼프 캠프측 주장)으로 추정된다. 미국 대선 후보들은 관례적으로 납세 기록을 공개해왔으나 트럼프를 이를 거부하고 있다.

▲극과 극으로 갈리는 사업가로서의 평가

그를 옹호하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천재 사업가’로 추켜 세우는 반면 반대파는 ‘아버지의 재산으로 호의호식하는 금수저’, ‘저열한 인종주의자’라는 평가를 내린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후보 중에 나만큼 성공한 사람은 없다”고 큰소리치는 트럼프가 아버지로부터 얼마나 많은 재산을 물려 받았는지 파악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트럼프가 보유한 재산 대부분이 부동산인데다 소유한 법인도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트럼프가 과연 정말로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한 후보인지 분석하는 흥미로운 기사를 게재한 적이 있다. 트럼프의 생애에 걸친 수익률을 벤치마크 지수인 S&P500 수익률과 비교해 투자능력을 검증했다. 트럼프가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든 1985년부터 지난해까지 그의 수익률은 S&P500지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맨해튼 상업용 부동산 상승률보다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트럼프의 재산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던 1996년 이후 지난해까지 수익률은 S&P500지수를 웃돌았다. 하지만 최근 10년간의 수익률을 보면 트럼프는 밑지는 장사를 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S&P500지수가 6% 가까이 오른 반면, 트럼프의 재산 증가율은 4% 수준에 머물렀다.

뉴욕시의 트럼프 타워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분석을 토대로 트럼프의 성공은 ‘부의 대물림’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뉴욕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트럼프가 보유한 부의 규모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과 유사하다”면서 “트럼프는 물려받은 재산을 잘 포장해 자신의 제국을 만든 것에 불과하다”고 폄훼했다. 트럼프의 성공신화는 마케팅과 과장광고의 산물이라는 얘기다. 실제 트럼프의 생애를 추적해보면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았다. 트럼프는 1975년부터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기반으로 사업에 뛰어든다. 이후 1990년까지 그는 차입을 통해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하얏트 호텔 소유인 그랜드 센트럴 스테이션을 리모델링하는데 성공해 유명세를 떨쳤고, 이후 현재의 트럼프 타워 등 맨해튼의 부동산을 대거 사들였다. 아틀랜틱시에서는 카지노 사업에도 손을 댔다. 당시 그의 총자산은 현재 가치 5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 가운데 80%는 외부에서 조달한 부채였다.

1990년대는 트럼프에게 굴욕의 시기였다. 트럼프는 한때 카지노 재벌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창업자 셀던 아델슨 등 경쟁자에 패배를 맛봤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카지노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마카오로 대표되는 카지노 붐을 놓치는 우를 범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보유한 2개의 카지노 사업장은 2004년과 2009년 각각 파산했고, 당시 트럼프는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입었다. 트럼프는 한때 개인 파산위기에 몰렸지만 뉴욕 맨해튼 부동산의 가치가 오르면서 파산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보유한 수백 개의 법인 가운데 1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내는 곳은 단 11곳에 불과하며, 전체 수익의 절반 가량이 뉴욕 맨해튼 부동산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뉴욕의 부동산을 제외하면, 트럼프가 손을 댄 사업 대부분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성격

카리스마 넘치고 대화를 즐기며 단호한 결단력의 소유자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평가다. 부동산 업자답게 계약시 조항 하나하나를 본인이 직접 일일이 검토할 정도로 꼼꼼하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다. 하지만 변덕이 심하며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핵폭탄’ 같은 성격에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둘째 부인 말라 메이플스는 트럼프를 “늘 주목받기 원하는 꼬마”로 묘사하기도 했다.

미국 진보진영에서는 트럼프를 정신이상자로 몰아세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MSNBC 방송 진행자 미카 브레진스키는 ‘모닝 조’라는 프로그램에서 “정신건강 관련 커뮤니티의 누군가에게 트럼프를 들여다보도록 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에 대한 정신감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데이비드 플러프도 NBC 인터뷰에서 “사이코패스 후보(트럼프)가 한 명 있다. 임상적 정의에 딱 들어맞는다”고 비난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트럼프의 정신감정 의뢰를 촉구하는 공식 온라인 청원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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