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진을 이루는 공항 대기 행렬은 누구든 지치게 한다. 회사원 김종우(33)씨는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하면서 이 같은 기다림이 남 얘기가 됐다. 그는 해외로 나갈 때 항상 서울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한다. 항공사 체크인부터 수하물 부치기, 출국 심사 등을 10~15분 만에 해치우고 가볍게 공항으로 떠난다. 김씨는 “지난 2014년 10월 신혼여행 때부터 도심공항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6월 여름휴가차 싱가포르로 떠날 때도 공항터미널을 이용해 공항 대기 시간을 1시간 이상 단축했다”고 말했다. 기분 좋게 떠나는 여행길이 긴 기다림으로 자칫 출발부터 삐걱거릴 수 있지만 도심공항을 이용하면 공항 가는 길이 훨씬 여유로워진다.
‘최장 9일’의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이 일찌감치 여행을 떠나는 이용객들로 들썩이고 있다. 이때쯤 우려되는 것은 가늠할 수 없는 공항 대기 시간이다. 대개 비행기 출발 2~3시간 전 집을 나서면 여유롭게 출국할 수 있지만 긴 명절 연휴가 겹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인천국제공항은 사실상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10일부터 18일까지 하루 평균 출국자만 8만4,000여명, 입국자는 8만1,000여명으로 9일간 140만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줄어들 줄 모르는 긴 대기행렬에 대비해 김씨처럼 도심공항을 이용해 출국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포화에 이를 정도로 붐비면서 도심에서 일련의 수속 과정을 미리 거쳐 몸만 편하게 공항으로 이동하는 도심공항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도심공항에 따르면 삼성동 도심공항 이용객은 2012년 21만9,597명에서 2013년 24만475명, 2014년 26만9,192명, 지난해 33만1,461명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삼성동과 서울역, 두 곳에 자리한 도심공항을 이용하면 여행 성수기에 통상 1~2시간 대기하는 탑승 수속과 출국 심사 등을 10~20분에 마칠 수 있어서다. 게다가 공항행 리무진이나 공항철도로 공항에 도착하면 출국 게이트 우측에 자리한 승무원·외교관 전용 출입문을 이용해 곧바로 면세구역에 들어갈 수 있다.
물론 도심공항 체크인이 모든 항공사에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동은 아시아나·대한항공·제주항공 등 국적사를 포함해 타이항공·싱가포르항공·카타르항공·에어캐나다·필리핀항공·중국동방항공·일본항공·유나이티드항공 등 총 17개 항공사에서 체크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역에서는 아시아나·대한항공·제주항공·중국남방항공 등 4개 항공사의 탑승 수속이 가능하다.
항공기 출발 3시간 전부터 도심공항을 이용한 사전 출국 심사가 가능하다. 삼성동 도심공항은 오전5시30분부터 오후6시30분, 서울역 도심공항은 오전7시부터 오후9시까지 창구가 열려 있다.
추석 연휴 대기시간을 대폭 줄여 출국할 수 있는 방법은 또 있다. 한 번만 고생하면 입·출국이 훨씬 수월해지는 ‘자동출입국’이다. 인천공항 3층 F 카운터 앞에 있는 자동출입국심사 등록센터(오전6시30분∼오후7시)에서 미리 등록해두면 귀국하는 날 입국장에서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해 여권 인식 등으로 15초 만에 출입국 심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만 7세 이상인 경우 등록이 가능한데 만 7세 이상 14세 미만인 경우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지참해야 하고 부모 등 보호자가 동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만 70세 이상의 고령자나 만 7세 미만 유·소아, 임신부가 동행한다면 인천공항 양쪽 끝에 있는 패스트트랙(교통 약자 전용 출국장)을 이용할 수 있다. 항공사 체크인시 패스트트랙 티켓을 받으면 가족 등 최대 3인의 동반자도 함께 패스트트랙을 이용할 수 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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