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국내외의 핀테크(Fin-tech) 산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1년만 해도 1,000억 불대에 불과했던 글로벌 모바일 결제시장은 5년 만에 6,000억 불대로 성장하면서 핀테크 산업에 대한 투자규모가 올해 240억 달러(약26조3,000억원)로 최고치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수한 금융 IT인프라를 보유해 IT를 활용한 금융서비스에는 강점을 갖고 있으나 금융업의 높은 진입장벽, 경직적 규제환경 및 보안에 대한 우려로 기존금융을 대체할 혁신적 서비스 도입은 다소 정체돼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뒤집기 위해 작년부터 금융위는 핀테크 육성을 금융개혁의 24개 핵심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고 진입장벽의 완화, 생태계 조성 및 성장을 위한 규제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해 왔다. 구체적으로 핀테크지원센터를 통해 성장단계별 맞춤형 서비스를 254개 기업에 제공하고 산업은행을 비롯한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총 296건, 2,733억 원의 자금조달을 지원했다. 이로인해 핀테크 스타트업은 무려 360개를 상회하고 있으며, 인터넷 전문은행, 크라우드펀딩, 로보어드바이저, 비대면 실명확인 등 혁신적인 서비스가 출시됐다. 핀테크가 금융 산업의 외연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성장의 씨앗이 발아된 핀테크 산업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도약을 해야 한다. 핀테크는 특성상 네트워크의 외부성과 규모의 경제로 인해 해외 진출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핀테크 기업 대부분이 스타트업이다 보니 해외시장에 대한 정보나 네트워크가 부족하고 진출과정에서 마주칠 제도적 장벽이나 특허권 분쟁 등 여러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위에서는 KOTRA, 특허정보원을 포함한 유관기관과 MOU 체결로 해외진출 one-stop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더불어 유형별로 전략을 만들고 지원해 해외진출 채널을 다변화하고 공고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했다. 초기지만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웹케시가 캄보디아에 스마트폰 기반 급여이체 서비스를 개시했고 하나금융은 캐나다에서 1Q뱅크라는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해 3개월 만에 신규계좌 1만좌를 돌파했다.
필자는 지난 6월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서비스 분과장 자격으로 핀테크 데모데이에 참석한 적이 있다. 핀테크지원센터와 싱가포르 핀테크 컨소시엄 간의 MOU가 체결되고, 이를 통해 양국의 핀테크 스타트업이 상대국 진출시 파트너 연결, 정보 제공, 홍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금번 싱가포르 행사는 아시아 최대의 테크·비즈니스 스타트업 박람회인 ‘Echelon Asia Summit 2016’ 전시장에서 열렸는데 핀테크 한국관을 별도로 설치해 국내 11개 핀테크 기업들이 기술 시연 및 투자상담을 진행했다. 스타트업답게 젊은 CEO들이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를 비롯한 지급결제, 스마트 OTP 등 다양한 첨단 핀테크 기술을 선보였다. 전체적으로 국내 핀테크 업체들은 기술면에서나 다양성면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우수한 편이었다. 영어로 발표하는 스킬이 부족한 것은 아쉬웠지만, 해외 투자자들 앞에서 당당히 자신들의 제품을 소개하는 젊은이들의 열정은 이런 사소한 약점을 뒤엎기에 충분했다. 이들의 열정이 통했는지 발표 이후 한국 업체 전시장을 찾는 해외 투자자들의 발걸음 역시 꾸준히 이어졌다. 우리 젊은이들의 국제무대를 향한 당찬 도전과 정책당국의 현장밀착형 노력에 금융인의 한사람으로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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