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을 예약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의 건강 문제가 대선 50여일을 앞두고 선거전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두 후보 모두 서둘러 논란 진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건강 논란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상대 후보에게 완전히 밀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지난주 건강검진을 받았으며 이번주에 “매우 구체적인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역풍을 우려한 듯 “그(클린턴)의 상태가 좋아지고 다시 궤도에 올라오기를 바란다”며 클린턴에 대한 직접공격은 피했다.
전날 열린 9·11테러 15주기 추도행사 도중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뒤 9일 폐렴 진단을 받은 사실을 밝힌 클린턴 후보 측도 조만간 건강기록을 추가 공개하기로 했다. 클린턴 캠프의 브라이언 팰런 대변인은 MSNBC방송에 출연해 “며칠 내 클린턴에 관한 추가 의료정보를 공개하겠다”며 “폐렴 진단 외에 감추는 병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식 일정을 취소한 클린턴도 트위터를 통해 “건강상태도 좋고 훨씬 나아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건강이상설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까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며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을 기세다. 돈 파울러 전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의장은 이날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긴급사태 대책’ 마련 없이 선거를 계속 끌고 가는 것은 실수라며 시급한 대책 마련을 주장했다. 그가 이날 언급한 ‘긴급사태’는 대선 과정에서 클린턴의 갑작스러운 건강악화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대체할 대선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의미라는 분석이다. 파울러 전 의장은 클린턴이 지난 2008년 처음 대권에 도전했을 때부터 클린턴을 지지해온 인물이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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