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던 중국의 영국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참여가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이번 영국 원전사업 참여를 계기로 중국의 ‘원전굴기’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영국 BBC와 시나망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중국 기업이 출자하는 남서부 서머싯주 힝클리포인트 원전건설 계획을 16일 승인했다. 힝클리포인트 원전개발 사업은 프랑스 전력공사(EDF)가 주도하는 180억파운드(약 26조8,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프랑스 EDF와 중국 국영회사 중국광핵그룹(CGN)이 각각 2대1의 비율로 투자한다.
시진핑 정부가 특별히 공을 들였던 이번 영국 원전건설 참여 프로젝트는 지난해 10월 시 주석의 영국 방문 때 전격 발표되면서 영국과 중국 관계의 황금시대를 상징하는 이벤트로 꼽혔다. 하지만 7월 메이 총리가 취임 직후 안보 우려를 이유로 프로젝트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며 계약이 무기 연기됐다. 당시 영국 정부는 중국 측 투자 자금의 일부가 중국 군수업체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에서 나왔다며 안보 우려를 제기했다.
홍콩경제일보 등 중국 매체들은 영국 정부의 이번 원전건설 참여 프로젝트 승인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양국의 황금시대가 정상궤도로 돌아왔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중국 외교부는 “힝클리포인트 원전 프로젝트는 중국과 영국·프랑스 3개국 경제협력의 상징”이라며 “3개국의 공동 노력으로 힝클리 원전개발 사업은 물론 후속 핵에너지 협력이 빠르고 순조롭게 실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승인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해외 원전시장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원자력협회 회의에서 쩡밍구앙 중국 국가원전기술공사(SNPTC) 부사장은 중국이 향후 10년간 60개 이상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22기의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으며 26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원전발전 용량은 현재 미국·프랑스·일본·러시아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지만 오는 2020년 2위인 프랑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2030년에는 1위에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이 2030년까지 110기의 원자로를 가동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은 2013년 자체 기술로 제작한 원전을 파키스탄에 처음 수출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아르헨티나와 원전건설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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