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해 미국 월가를 찾았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이 총리가 이날 뉴욕을 방문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블랙록 등 월가의 대형 금융사들과 아마존·IBM 등 영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메이 총리의 이번 방문은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영국 정부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투자가들로부터 조언을 구하기 위해 이뤄졌다. 앞서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메이 총리는 미국 기업들과 투자가들이 브렉시트와 관련해 무엇을 우려하는지 성심성의껏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런던이 금융중심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월가 투자가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번 회동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내 금융업 종사자는 200만명을 웃돌고 국내총생산(GDP)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7%로 높은 편이다. FT는 메이 총리가 직접 나서 영국이 EU를 떠나더라도 런던의 투자유치 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임을 미국 투자가들에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메이 총리의 노력에도 런던을 유럽 진출의 거점으로 삼았던 많은 다국적기업들은 브렉시트 이후 EU와의 접근성 약화를 우려하고 있어 투자이탈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JP모건과 HSBC 등은 런던에 위치한 유럽본부를 EU 내 다른 도시로 이전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달 들어서도 미 자동차 업체 포드가 지난 2008년부터 지어온 웨일스 브리젠드 공장의 투자금액을 원래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스카이프의 런던사업소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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