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7시 30분(영국 현지시간) 글로벌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런던에서 올 가을겨울 신상품 패션쇼를 진행하며 이를 버버리 홈페이지·페이스북 등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했다. 같은 시간 영국보다 세계 표준 시간(GMT)이 9시간 늦은 우리나라에서는 버버리코리아 임직원들이 20일 새벽을 꼬박 새며 청담 플래그십 매장에 패션쇼 상품을 진열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동시에 버버리 온라인몰도 새 단장됐다.
20일 오전 10시 30분 버버리 청담 플래그십 매장을 방문해 보니 지난 밤 영국 현지 패션쇼에서 공개된 옷과 액세서리가 순식간에 옮겨져 있었다. 영국 승마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가죽 소재의 ‘브라이들 백’, 영국 왕실 의상을 연상케 하는 ‘캐벌리 재킷’ 등 250여개의 신상품은 모두 불과 몇 시간 전에 모델들이 뽐내던 아이템들이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 버버리닷컴에 들어가 보니 신상품 정보 및 제품별 가격 등이 자세히 소개돼 있었다. 패션쇼 상품은 한 시즌 뒤에나 매장에서 구입 가능했던 관행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변화로, 지난 2월 버버리가 패션쇼 상품 즉시 판매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현실화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버버리의 시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격렬히 환호하는 모습이다. SNS와 버버리 온라인몰에서 버버리 신상품을 확인한 한 19세 고객은 한정 상품 구매를 위해 오후 5시에 예정돼 있던 청담 매장 방문을 오전으로 앞당기겠다는 전화를 걸어왔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는 버버리 신상품 정보 공유가 잇따르고, 현지 패션쇼를 방문한 배우 전도연이 착장한 버버리 상품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오후 2시와 5시에 진행된 VIP 고객 행사에는 서울·경기권 고객뿐만 아니라 대구 등 지방 고객들까지 패션쇼 아이템 직관을 위해 청담 매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버리 관계자는 “런웨이 컬렉션을 고객이 곧바로 경험할 수 있게끔 라이브 스트리밍부터 런웨이 현장 판매 및 라이브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며 “전통 명품의 클래식함을 유지하면서도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혁신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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