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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규모 쇼핑 축제로 소비 활성화 할 수 있다는 迷夢

이달 29일부터 10월31일까지 열리는 국내 최대 쇼핑·문화 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 계획이 확정됐다. 공식 참여 업체는 지난해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때보다 92곳 늘어난 168곳이며 백화점 납품업체를 포함하면 2,500여곳에 달한다. 행사 내용도 다양해졌다. 전에는 할인이 없었던 가전·화장품 등을 최대 절반이나 싼 가격에 팔고 자동차도 5~10% 깎아줄 계획이다. 반드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게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이번 행사가 가라앉은 내수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예상만큼의 성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1년 전에도 비슷한 행사가 열려 반짝 소비를 이끌었지만 끝나자마자 소비 절벽에 직면해야 했다. 싼값에 물건을 산다는 기대감으로 미래에 소비할 여력을 당겨 써버린 탓이다. 주변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니 올해도 비슷한 경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이전보다 상황이 더 나빠졌다. 저금리로 이자소득은 더 줄어든 반면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70%까지 치솟았다. 가계의 돈 쓸 여력이 바닥이라는 뜻이다. 더구나 500대 기업 절반이 신규 채용을 줄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소비 활성화는커녕 더 악화하지 않기를 빌어야 할 판이다.

어떻게든 경기에 온기를 불어넣어야 하는 정부의 고뇌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지나친 단기 부양책은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하청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후려치기, 세일의 일상화 등에 따르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변칙이 통하지 않는다면 남은 방법은 정석뿐이다. 무너진 중산층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노년층과 청년층도 내수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혁신을 바탕으로 한 산업구조 개편을 통해 새로운 고소득층을 창출하는 것이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 싸게 파는 것보다 살 수 있는 여력을 키워주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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