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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여성혐오주의자였다고? 궁금하면 이 책을...

<공자가 만든 세상>

■마이클 슈먼 지음, 지식의날개 펴냄





공자에 대한 평가는 학자와 정치가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분분하다. ‘동아시아에 경직되고 억압적인 사회구조를 초래한 한물간 옛 현자’라는 극단적인 혹평이 있는가 하면 ‘동아시아가 지난 70년 동안 가장 성공적인 지역으로 부상하는 데 원동력을 제공한 인물’이라는 극찬 또한 존재한다.

16억 동아시아인의 삶을 규정하는 유교문화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 공자에 대한 외부인의 시각은 어떨까.

‘공자가 만든 세상’은 ‘타임’과 ‘월스트리트저널’의 특파원으로서 20년 가까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미국인의 입장에서 유교문화에 대해 쓴 보고서다.

이 책은 철저히 미국인의 입장에서 집필됐다. 저자는 “최근 몇십 년간 동아시아는 엄청난 근대화를 달성했다. 그럼에도 이 오래된 유교사상에 대한 이해와 관찰 없이는 중국, 한국, 일본인과 제대로 교류하기 어렵다. 그곳에서는 공자를 모르고서는 사업 운영이 불가능하고 정부 관료와 협의가 힘들어지며 간단한 데이트도 난해해진다”고 말한다. 이렇듯 이 책은 동아시아 밖의 독자들을 위해 쓰인 보고서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그간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공자를 제대로 알 수 있게 해 주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화되거나 왜곡되지 않은 진짜 공자를 찾아 나서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저널리스트로서 동아시아 곳곳을 취재하고, 동양사 전공자로서의 수많은 고전 문헌과 역사서를 참고하고 인용했다. 이를 통해 동아시아에서 수없이 등장하는 공자에 편견 없이 다가설 수 있었다.



가장 논쟁적인 주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살펴보자. ‘공자는 여성혐오주의자였나?’. 저자는 어떤 답을 제시하거나 편견에 치우치지 않고 역사적 사실을 촘촘하게 기록한다. 저자에 따르면 공자는 여성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자세히 설명한 적이 없다. 사실 그의 가르침에 대해 가장 믿을 수 있는 서적인 ‘논어’에조차 여성에 대한 언급은 없다. 공자 인생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도 여성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또 보편적 교육을 주장했지만 여성 제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가 찾아다닌 통치자와 권력자는 모두 남성들이었다. 여러 세기를 걸치면서 공자에 대하여 편찬된 수천, 수만 권의 저서에도 공자의 딸들 이름은 언급이 없다. 저자의 설명을 통해 독자들은 공자가 여성을 남성보다 중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오랜 연구 끝에 저자는 공자가 있는 세상이 없는 세상보다 낫다고 단언한다. 공자는 그의 명성을 오용해 온 치졸한 권력자들과 달리 인류애를 바탕으로 사심 없이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고자 노력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성경과 코란을 비롯한 모든 교리와 믿음에는 현대사회에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 사상과 관습이 존재하기 마련인바, 유교 역시 현대에 맞게 재해석해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유교사상과 서양문화가 공존하는 문화적 퓨전의 용광로로 한국을 꼽는다. 싱가포르의 리콴유와 중국의 시진핑이 민주주의와 유교 사회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독자적인 정치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한국의 사례를 통해 유교사상이 다양한 가치와 조화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저자는 “세계를 향해, 독재자들을 향해 한국은 유교와 민주주의는 공존할 수 있으며 공자가 또한 독재체제를 지지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1만8,000원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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