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새벽 일가족 3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이웃 등 17명 부상자를 낸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의 화재 원인은 배선에서 일어난 전기적 요인으로 파악됐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이날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화재감식팀·도봉소방서 등과 함께 화재가 처음 발생한 13층 집에서 1차 현장 감식을 벌인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집 거실 텔레비전 장식장 뒤편의 배선에서 단락흔(끊어진 흔적)을 발견,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했으며, 방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4시 35분쯤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13층 집의 주인 이모(46)씨와 그의 막내딸 이모(15)양은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화재 당시 1층으로 추락했던 둘째 딸 이모(17)양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씨의 부인 노모(46)씨와 첫째 아들 이모(20)씨는 병원에 실려가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 부인과 아들, 인근 주민 등 총 17명이 이번 화재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화재가 발생한 직후 13층 집 가족들은 불을 끄려고 노력했지만 빠르게 번지는 불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화재가 발생한 집 아래층에 사는 김모씨는 윗집에서 불이 난 후 1층까지 계단으로 뛰어 내려가면서 다른 집 현관문들을 모두 두들기며 “불이야”라고 소리치며 다른 이웃들에게도 화재를 알렸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는 15층짜리이며, 불이 난 후 1시간 10분만에 완전히 꺼졌다.
경찰은 25일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 당국, 전기 및 가스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정밀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또 비상벨 등 위급상황 발생 시 안전 설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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