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003540)이 올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올랐지만 주관 공모주들의 주가가 상장 이후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의 ‘공모가 부풀리기’가 만연한 가운데 대신증권이 실적을 위해 가장 심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신규 상장 기업의 공모가 대비 주가 등락을 살펴본 결과 대신증권이 상장을 주관한 기업 3곳 모두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7개 기업 중 5개, NH투자증권(005940)은 3개 중 2개가 공모가를 웃돌며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동양파일·레이언스·한국자산신탁 등 중대형 딜들을 주관하며 한투·NH 등 전통의 강자 속에서도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그 결과 올 상반기에는 3,200억원의 IPO를 주관하며 국내 증권사 가운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주관을 맡은 기업들의 주가는 형편없다. 지난 4월 상장한 레이언스와 동양파일은 지난달 말 기준 공모가 대비 각각 23%, 6% 하락했고 신한금투와 공동으로 상장주관을 맡은 한국자산신탁 역시 같은 기간 13.1% 떨어졌다. 이처럼 상장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 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는 데는 증시 부진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최근 IPO 시장의 공모가 거품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7월 상장한 한국자산신탁의 경우 앞선 수요예측에서 14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높은 공모가를 결정했지만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는 6.65대1을 기록하며 참패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시 경쟁사인 한국토지신탁에 비해 한국자산신탁의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아 청약 경쟁률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PO 시장에서 투자 손실이 발생하면 주관 증권사는 앞으로 IPO를 진행할 때 투자자 유치가 어렵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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