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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vs 동양…다시 불붙은 ㈜동양 경영권 다툼

지분 27.5%까지 늘린 유진

임시주총 소집 요구하지만

동양 "추가 자료 필요" 거부

5% 지분 확보한 삼표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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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경영권 다툼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경영권을 행사하려는 최대주주 유진그룹과 이를 막기 위한 동양의 견제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유진과 레미콘 업계에서 경쟁하고 있는 삼표는 5% 지분을 확보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체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양 이사진은 지난달 27일 유진기업이 요구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검토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사회에서는 유진기업이 제출한 서류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임시주총 소집 결정을 미루고 추가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참여를 노리는 유진을 견제하기 위한 ㈜동양의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동양 관계자는 “유진에서 제안한 서류에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지 않아 추가 자료를 요구했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유진 쪽 이사 3명을 선임하겠다는 것인데 현재 10명의 이사진 구성으로 주주가치를 높이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며 (유진 측 요구대로 이사진 구성이 바뀌면) 어떻게 주주가치를 제고할지에 대한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동양 전체 주식의 27.5%를 확보한 유진은 호시탐탐 경영권을 노리고 있다. 유진 측은 임시주총 소집을 ㈜동양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날 유진 측의 임시주총 요청에 대해 ㈜동양 측은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이 지난 2일 이사의 수 증원을 위한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을 목적사항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며 “임시주총 소집 청구에 대해 검토 중이며 현재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유진그룹은 3월 ㈜동양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참여를 추진했으나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당시 전체 주식 수의 66%가 투표에 참여했지만 찬성표를 56%밖에 얻지 못했다. 유진 측이 원하는 것처럼 새 이사를 선임하려면 현재 10명인 동양의 이사 정원을 늘리는 정관 변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체 주식 수의 33.3%와 임시주총에 참석한 주식 수의 66.7%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절치부심한 유진은 ㈜동양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현재 유진그룹은 유진기업 21.85%, 유진투자증권 3.22%, 현대개발 1.45%, 현대산업 0.98% 등 총 27.5%를 확보한 상태다. 3월에 비해 보유주식이 늘어난 유진은 임시주총이 열리기만 하면 이사를 늘려 경영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은 3월 ㈜동양 주총에 앞서 “㈜동양에 대한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해 최소한 25% 안팎의 지분을 가질 것”이라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유진은 ㈜동양을 인수해 전국적인 공장을 확보하고 판매망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동양은 건재 부문을 중심으로 건설·플랜트·섬유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유진기업이 보유한 레미콘·건설·건자재유통 부문과 시너지가 예상된다. 당장 유진기업은 건자재 부문에서 전국 53개의 공장을 확보하게 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레미콘 사업을 하는 유진기업은 강원도·영남·제주도 등지에 공장이 있는 ㈜동양의 경영권을 확보하면 생산시설을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다. 또 전국적인 판매망도 확보 가능해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동양의 건설·플랜트·섬유산업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 진출도 노릴 수 있다.

㈜동양 인수를 원하는 유진에 레미콘 업계의 경쟁사인 삼표는 걸림돌이다. 삼표는 ㈜동양 지분을 현재까지 5%로 늘렸다. 삼표 측이 경영권 참여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당장 동양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동양과 유진그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주총에서 10% 차로 유진의 뜻이 좌절된 점을 감안하면 5% 주식을 보유한 삼표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삼표는 유진과 레미콘 시장 점유율 선두를 다투고 있어 유진이 동양의 경영권을 확보하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유진과 ㈜동양 사이에서 삼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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