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김선영 판사는 사기·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김모(29)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김씨는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 이모씨에게 호주로 유학을 보내주겠다고 속이며 2013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171회에 걸쳐 총 1억7,300여만원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와 이씨는 2013년 5월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만났다. 당시 김씨는 “나는 서울시내 사립대에 다니고 아버지는 대형병원 원장이며 어머니는 한의대 교수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이씨와 교제를 시작했다. 그러나 김씨는 자신이 언급한 사립대에는 다닌 적이 없으며, 아버지는 병원장이 아니고 어머니 역시 한의대 교수가 아니었다.
자신의 집안을 과시했던 김씨는 교제 후 3개월 후부터 이씨에게 “부모님께 소개해 주기에는 스펙이 약하니 호주로 유학을 가서 미국 대학에 편입을 하라”며 “유학비용을 빌려줄테니 분할해서 갚으면 된다”고 권유했다.
김씨는 2013년 8월 이씨의 고모 집에서 이씨를 만나 유학원 등록비 등이 필요해 카드 대출로 2,000만원을 결제했으니 할부금 35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4년 간 김씨는 유학원 비용, 항공료, 미국 대학 입학비 등의 명목으로 계좌이체를 통해 이씨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적게는 2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씩 받아냈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어머니인 척 이씨에게 휴대폰 채팅 메시지를 보내 김씨 집안에서 배우자가 될 사람의 유학을 돕고 있는 것처럼 가장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 같은 방법으로 4년간 돈을 받아낸 김씨는 올해 2월 이씨가 “더는 돈을 빌릴 수도 없고 유학비를 보낼 수도 없다”며 돈 주는 것을 거부하자 돌변했다.
김씨는 “그 동안 유학 등을 알아보느라 7,000만원 상당의 빚을 져 집에서 쫓겨났다”면서 “지금 고시원에서 지내는데, 사채라도 써서 빚을 갚으라”며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5차례에 걸쳐 이씨를 협박했다.
재판부는 “피해 변제가 전혀 되지 않았고 이씨가 재산상 손해를 봤다”며 “또 정신적 고통까지 받은 이씨가 엄벌을 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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