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인자인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시장에 다시 한번 연내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피셔 부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연례 회원국 회의에 참석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연말까지 한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 9월 FOMC에 대해 “우리 결정은 아슬아슬했다”며 “금리동결이 경제상황에 대한 자신감 부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연준 FOMC 위원들 사이에 연말 금리 인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피셔 부의장은 다만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되는 지표는 아직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그는 “노동시장은 최근 몇 년 전보다 다소 느리게 개선되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인 2% 아래에 머물러 있다”면서 “FOMC 위원들은 우리 목표를 향해 경제가 움직이고 있다는 추가적인 증거를 기다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피셔 부의장은 7일 발표된 9월 고용지표와 관련해 “실업률이 최근 몇 달간 샛길로 갔다”면서 “하지만 노동시장 참가율이 62.9%에 달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9월 미국 신규 일자리는 15만6,000개에 그쳐 3개월 연속 하락했고 실업률은 5%로 소폭 올랐다. 그는 고용시장 호조와 저성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생산성 증가가 지지부진한 데 따른 예외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피셔는 “생산성 증가 저하가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론을 펴왔다.
이 때문에 그는 향후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역시 “급격한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근거로 중립적 실질금리(neutral real interest rate)의 하락을 들었다. 중립 실질금리는 노동시장이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를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은 낮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상황에서의 금리를 가리킨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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