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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14조 펀드 조성"...신약개발 화끈한 투자

업계 선두 美따라잡기 나서

지난 2015년 6월25일 영국 런던시청에는 화이자·릴리 등 굴지의 제약회사와 월가의 JP모건, 유럽투자은행(EIB) 같은 대형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이들을 불러모은 이는 보리스 존슨 당시 런던시장(현재 영국 외무장관)이었다. 그는 이날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해 100억파운드(약 13조8,800억원) 규모의 메가펀드를 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화끈한 투자로 바이오의약 분야의 선두인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생명과학산업에 대한 획기적인 금융투자를 통해 국가경제에 커다란 부흥(huge boost)을 일으키겠다”며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런던시의 발표는 ‘성공률이 극히 낮은 신약개발사업을 투자하려면 메가펀드와 같은 대규모 투자가 오히려 효율적’이라는 새로운 금융이론을 처음으로 가시화한 것이기도 했다. 런던시는 메가펀드가 여의치 않을 경우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와 EIB가 운영하는 금융지원 프로그램 ‘이노핀’의 재원을 신약개발사업에 투자하도록 한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이노핀은 유럽의 혁신기업 발굴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240억유로(약 30조원)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노핀의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 역시 방법만 다를 뿐 초대형 금융지원이다. 존슨 시장의 발표에 화이자·릴리·EIB 등 관계자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국제금융에 정통한 한 금융 업계 관계자는 “런던시의 메가펀드 계획은 이후 올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의 영향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신약 개발 메가펀드 이론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어 몇 년 안에 미국·영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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