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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격의 부동산 신탁사 … 올 수주액 사상 첫 1조 넘는다

3분기까지 8,182억으로

이미 지난해 실적 맞먹어

한자신·코람코·대토신 등

보수 높은 ‘차입형’ 확대

수주 증가세 더 이어질 듯





부동산 신탁사들의 총 수주액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수주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신탁사들의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17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올 3·4분기 기준 11개 부동산 신탁사들의 총 수주액은 8,1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액 8,6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개별 신탁사들의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3·4분기를 기준으로 이미 전체 신탁사 중 절반 정도인 5개 신탁사가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다. 코람코자산신탁의 경우 올 3·4분기 기준 851억원을 수주해 지난해의 794억원을 넘었으며 대한토지신탁도 820억원으로 전년 705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KB부동산신탁·코리아신탁·국제자산신탁도 지난해 실적을 돌파했다. 나머지 신탁사들도 이미 작년 수준에 근접해 지난해 수주 실적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탁사들의 신규 수주가 이처럼 크게 증가한 것은 신탁 보수가 큰 차입형 토지 신탁 수주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차입형 토지 신탁은 신탁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 부동산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관리형 토지 신탁에 비해 신탁 보수가 큰 반면 리스크도 큰 사업이다. 신탁 업계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차입형 토지 신탁의 신탁 보수는 총 매출액의 3~5%, 관리형 토지 신탁은 0.1~0.3% 수준이다.

과거에는 업계 큰 형님 격인 한국토지신탁만 주로 차입형 토지 신탁을 수주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한국자산신탁이 차입형 토지 신탁 수주를 크게 늘리면서 신탁 업계 전체 수주가 크게 증가했다. 한자신의 지난해 전체 수주액 1,725억원 가운데 차입형 토지 신탁은 1,268억원으로 전년(449억원)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한자신뿐만 아니라 코람코자산신탁·대한토지신탁 등 나머지 신탁사들도 차입형 토지 신탁 수주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신탁사 대표는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에서 시행사(디벨로퍼)의 역할이 커지면서 시공사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끌고 가는 관리형보다 시행사가 유리한 입장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차입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업성이 좋은 개발 사업은 당분간 차입형 토지 신탁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금력이 있는 신탁사들도 차입형 토지 신탁을 선호하고 있어 당분간 신탁사들의 수주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같은 신탁사들의 공격적인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신탁사 고위관계자는 “차입형 토지 신탁은 보수가 큰 만큼 위험도 많다”며 “큰 상가나 아파트 분양이 잘 안 되면 큰 어려움울 겪을 수도 있어 사업성을 면밀하게 따져보고 수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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