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19일 “국내 조선업은 3사(社)의 구조로 가되 대우조선해양은 경쟁력이 있는 분야는 키우고 역량이 떨어지는 분야는 일부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빅2로 재편은 되겠지만) 그렇다고 대우조선해양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수주절벽과 영업손실로 경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자력 생존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최근 조선 3사의 역량을 분석한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보고서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오는 2020년 영업이익률이 최근 5년(2011~2015년, -5%)의 두 배인 -10%까지 떨어져 현금유동성이 바닥나고 2020년 3조3,0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해 자력 생존이 어렵다고 관측했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의 ‘빅2’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보고서에 못 박지는 않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자력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은 국내 조선업에 사실상 2강 체제가 적합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맥킨지든 클락슨이든 다 참고용일 뿐이지 절대 잣대는 될 수 없다. 보고서만 믿고 결정할 수는 없다”면서 “정부 부처는 물론 업체·업계 전문가 등 모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의 생존을 위해 이번 경쟁력 방안에 해양플랜트 부문과 특수선 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설 방침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주요 사업 부문 가운데 해양플랜트의 경쟁력이 지속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분사 후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던 특수선사업부도 완전 매각할지 고려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이 같은 구조조정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약 2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이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부 사업 부문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규모는 대기업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빅2(현대·삼성중공업)와 견주기에는 덩치가 더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경우·조민규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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