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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때아닌 'M&A 빅뱅'

"대선 이후도 반독점규제 유지"

기업들 일찌감치 합병 나서

이달 M&A규모 2,489억弗로

2015년 7월 이후 최대치

이달 들어 미국의 기업 인수합병(M&A) 규모가 지난 2015년 7월 이후 최대 규모로 뛰어올랐다. 대선을 불과 열흘 앞둔 시점이지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생존 압박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굳이 M&A를 대선 이후로 미룰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해 이달 성사된 기업 M&A가 27일(현지시간) 현재까지 2,489억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퀄컴과 NXP반도체가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인 390억달러 규모의 인수합의를 발표한데다 최근 통신업체 AT&T의 타임워너 인수 등 대형 M&A가 잇따라 결실을 낸 덕분이다.





이 같은 M&A 급증 추세는 대선날인 다음달 8일을 전후해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WSJ는 전기기기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이 정유업체 베이커휴즈를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GE가 준비한 인수대금은 3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통신기업 센추리링크와 레벨3커뮤니케이션 간 합병도 성사가 임박했으며 담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도 레이놀즈아메리카에 합병제안서를 보낸 상태다.

미국에서 대선을 앞두고 대형 M&A에 불이 붙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 미국 기업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의식해 대형 M&A를 대선 뒤로 미루는 경향을 보여왔다. 새 행정부의 반독점정책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는 의사결정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WSJ는 올해 대선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M&A 논의가 일찌감치 활기를 띠는 것은 수년간 저성장에 시달린 기업들이 마땅히 실적을 호전시킬 만한 방안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이익은 앞서 5분기 연속 떨어지다가 3·4분기에 겨우 1.1%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이 상황에서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경영전략은 강력한 ‘허리띠 졸라매기’이며 경쟁사 간 M&A가 비용절감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대부분의 기업인은 대선 이후에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어진 날카로운 반독점규제 기조가 바뀌지 않거나 오히려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기조를 이어갈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승기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븐 배로노프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M&A사업부 회장은 차기 정권에서도 대형 M&A에 반독점당국이 제동을 거는 분위기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굳이 거래를 미룰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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