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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보국' 외길 60년...자축 없이 '조용한 환갑' 맞는 대상

대상그룹 11월1일 '창사 60주년'

창업주 '외유내강' 경영철학 반영

별도 기념식 없이 봉사로 대체

'국민 조미료' 미원·청정원 통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 성공

바이오·라이신·해외사업 키워

100년 영속기업 도약 노려

대상 로고






대상 인도네시아 팜오일 공장 전경.


대상 본사 전경


미원 리뉴얼 전후. 리뉴얼 전인 ‘감칠맛 미원’(왼쪽)과 리뉴얼 후인 ‘발효미원’./사진제공=대상


“오늘의 대상은 모두 고객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끼리 자축하기보다 그동안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세요.”

오는 1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대상그룹 내부에선 기념식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지만 임창욱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간의 공로를 자축할 법도 하지만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사회공헌활동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한 것. 평생을 식품보국의 정신으로 국가에 이바지했지만 외부에 드러나길 원치 않았던 고 임대홍 창업주의 ‘외유내강’ 경영철학을 아들인 임 회장도 변함없이 실천한 것이다.

‘국민 조미료’ 미원을 탄생시킨 대상의 60년 역사는 식품기업으로서의 도전과 변화라고 할 수 있다. 495.8㎡(150평)의 작은 공업소가 연 매출 2조 원의 국가대표 조미료업체로 성장하기까지 대상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변신을 거듭해왔다. 무엇보다 대상은 순수 국내 자본과 기술로 설립된 토종 업체로서 한국식 조미료를 해외시장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대상의 시작은 195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조미료인 ‘아지노모토’가 국내에 들어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자 고 임대홍 회장은 감칠맛을 내는 성분인 글루탐산의 제조법을 알아내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1년 간의 연구 끝에 조미료 제조 공법을 습득한 임 회장은 1956년 부산으로 돌아와 150평 규모의 조미료 공장을 세운다. 이곳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조미료 공장이자 대상의 전신인 동아화성공업주식회사다.

오늘날의 대상을 만든 것은 이 공장에서 제조된 ‘미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원은 국내 시장에 출시된 이후 음식에 미원을 소량 넣으면 맛이 좋아진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국산 조미료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며 조미료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1가구 1미원’ 열풍을 일으킨 미원은 1990년대 MSG 유해 논란으로 20여 년 간 뜻하지 않은 시련을 맞게 된다. 이후 식약처를 비롯해 세계적인 연구기관이 MSG의 안전성을 인정하면서 논란은 종결됐고 대상은 2014년 미원의 제품명과 디자인, 맛 등을 싹 다 바꿨다.

미원과 함께 대상이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한 브랜드는 1996년 출범한 청정원이다. 청정원을 통해 순창고추장·홍초·카레여왕·맛선생·츄앤·휘슬링쿡·요리에 한수 등 각 분야에서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대상은 조미료 사업을 기반으로 바이오·라이신·해외사업 3각 편대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새로운 100년 사업을 구상중이다. 주목할만한 것은 지난해 17년 만에 라이신 사업을 되찾아왔다는 점이다. 대상은 1970년대 국내 최초로 라이신 개발에 성공해 세계 3대 라이신 회사가 됐지만 IMF인 1998년 구조조정 차원에서 독일 바스프에 라이신 사업을 매각, 휘청였던 회사를 일으켰다. 해외시장에서 인도네시아 전분당 사업에 진출하고 국내에서는 라이신 사업을 인수함으로써 청정원을 중심으로 한 식품사업과 함께 전분당, 바이오, 라이신으로 이어지는 소재사업을 강화해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대상은 동남아, 미주, 유럽, 호주 등 전 세계 34개 해외거점을 통한 종합식품 및 건강식품 수출로 지난해 5,000여억 원의 해외매출액을 거뒀다.

명형섭 대상 사장은 “그동안 수많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영속하는 기업의 토대를 일구어왔다”며 “모든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제2의 창업 신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대상은 창립 60주년 기념행사를 기존의 나눔활동으로 대체해 창립의 의미를 되새기기로 했다. 임직원들로 구성된 청정원 자원봉사단 70팀은 전국 80개 시설에서 매월 1회 평일 근무 시간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9만2,694명의 임직원들이 평일 근무시간 중 32만여 시간을 봉사했으며, 인건비로 환산하면 52억원에 달한다. 이와함께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15개 팀 250명이 활동중인 청정원 주부봉사단도 운영 중이다. 또 업계 최초로 1998년부터 푸드뱅크 사업에 참여해 연간 20억원 상당의 제품을 지원해오고 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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