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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코리아' 열풍 이끈 현대證, 41년만에 상장폐지

IMF때 동서·고려 우수인력 흡수

1999년 '바이코리아펀드' 첫선

4개월만에 수탁액 10조 돌파

국내 주식형펀드 전성시대 열어

마지막 거래일 종가 7,370원

전성기 10분의1 수준 하락했지만

KB금융 합병으로 명예회복 노려

0116A21 현대증권 수정1




‘5만3,900원 vs 7,370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9년 국내 주식시장에서 ‘바이코리아(Buy Korea)’로 주식형 펀드 열풍을 불러일으킨 현대증권이 11월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지 41년 만에 간판을 내린다. 2000년 펀드 수탁액이 30조원에 이를 만큼 시중 자금을 모두 빨아들였던 현대증권의 당시 주가는 5만원대였지만 상장폐지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거래됐던 지난 14일 종가는 7,370원으로 10분의1로 줄었다. 1999년 바이코리아 돌풍 당시 현대증권 리테일 본부장으로 현장의 중심에 서 있던 노치용 전 KB투자증권 사장(통합 KB증권 사외이사)은 “경영능력과 자금력을 겸비한 KB금융(105560)지주가 새 주인이 돼 기대감이 크다”면서도 “이제는 합병을 앞두고 상폐 운명에 놓인 현대증권의 마지막 뒷모습이 쪼그라든 주가와 겹쳐 보이면서 마음 한구석이 시리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증권은 IMF 위기 직후인 1998년 다른 대형 증권사들이 경영난에 문을 닫는 와중에서도 모그룹을 등에 업고 사세를 확장했다. 당시 증권사관 학교 대우증권과 쌍벽을 이뤘던 동서증권이 폐업했고 케이블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속 여주인공이 입사하자마자 IMF 때문에 입사 취소 통보를 받은 고려증권도 그때 문을 닫았다. 노치용 전 사장은 “IMF가 다른 증권사에는 위기였지만 우리에게는 도약할 기회였던 셈”이라며 “동서증권과 고려증권이 동시에 폐업하면서 우수한 인력들이 현대증권으로 몰렸고 회사의 경쟁력도 강화됐다”고 회상했다. 실제 IMF 이전만 하더라도 직원 수 500여명, 점포 수 40개의 10위권 증권사에 불과했던 현대증권은 이후 직원 수 2,500명, 점포 수 143개의 대형 증권사로 거듭났다.



이익치 사장 시절인 1999년 ‘저평가된 한국 주식을 사자’는 애국심 캠페인은 오늘날 현대증권을 만들었다. 그해 3월 출시한 ‘바이코리아 펀드’는 출시 4개월 만에 수탁액이 10조원을 넘어섰고 이듬해 30조원까지 불어났다. 당시 코스피 시가총액이 210조원대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셈이다. 현대증권은 이를 발판 삼아 업계 순위가 7위에서 1위로 뛰어올랐고 주가도 5만원을 돌파했다. 물론 2000년 대우채 사태와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로 ‘바이코리아 신화’는 주춤했지만 전 현직 임원들은 이때를 현대증권의 최고의 전성기로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1990년 대말 현대증권에 입사한 김모씨는 “바이코리아 열풍에 입사했고 회사를 상징하는 ‘삼각 배지’를 달자 가슴이 벅찼다”며 “공교롭게도 창립 54주년인 6월1일에 새 주인인 KB금융 배지를 받아 기분이 묘했다”고 토로했다.

현대증권은 11월1일 주식시장에서는 사라지지만 더 든든한 주인을 맞아 명가 회복을 노린다. 시장에서는 KB금융의 경영능력과 든든한 자금력이 증권업계에서 50여년 잔뼈가 굵은 현대증권의 업력과 결합될 경우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KB금융과 현대증권의 합병에 반대하는 투자자를 모집한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현대증권의 주주 가운데 합병에 반대한 투자자는 개인주주 65명, 기관투자가 1곳에 불과했다. 반대매수청구 주식 수는 18만8,488주, 금액으로는 13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은행 창구를 활용한 금융상품 판매 및 신규 고객자산 보를 통해 취약한 자산관리 부문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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