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 광고회사인 제일기획 출신 인사들이 ‘비선실세’ 의혹 사건에 대거 등장했다. 이 가운데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딸 내외도 이 회사에 근무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광고업계 등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의 딸은 2013년께 경력사원으로 해당 회사에 입사해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고, 지난 5월 결혼 해 남편과 함께 근무 중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 최씨를 도와 재단 설립과 대기업 상대의 774억원 출연금 강제모금 과정에 깊이 관여한 혐의를 받는 안 전 수석은 제일기획 출신 인사들과 직접 얽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삼성이 최씨 독일 회사에 35억원을 제공했고,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연관된 법인에 5억원을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 전 수석 가족의 계열사 재직문제가 조명을 받을 조짐이다.
광고업 특성상 이직이 잦고, 업계 1위인 제일기획 근무 경력을 가진 광고인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 회사 출신들은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해 유독 많이 거론됐으며, 특히 최씨의 최측근이자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차은택씨는 이 회사와 깊은 관계를 맺었다.
차씨의 대부로 불리는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2005년 이 회사 제작본부장 시절 차씨에게 삼성전자 휴대전화 ‘애니콜’ 광고 제작을 맡겨 성공의 발판을 제공했다. 송 전 원장은 2014년 말 차씨의 스승인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취임한 지 넉 달 만에 차관급인 콘텐츠진흥원장으로 임명됐고 이 과정에서 차씨와의 친분이 작용했다는 뒷말이 많았다.
특히 송 전원장은 차씨 측이 광고업체 대표를 협박해 회사를 강탈하려는 시도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최근 자리에서 물러났다. 차씨가 실질적 소유자라는 의심을 받는 광고대행사 더플레이그라운드의 김홍탁 대표, 중소 광고사 강탈 시도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 등도 모두 제일기획 출신이다.
이에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제일기획을 둘러싼 의혹 제기에 대해 “전혀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이 회사 관계자는 “안종범 전 수석의 딸은 경력직 공채로 입사했고, 가족 관계로 인해 특별한 혜택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광고계 사관학교로 불릴 정도여서 회사를 거쳐 간 광고인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최순실씨 사건과 관련해 언급된 사람들도 모두 퇴직해 회사와 무관한데 회사가 거론되는 게 곤혹스럽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서울경제DB]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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