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글로벌 양자기업들이 한국을 찾아 국제협력을 모색하는 크고 작은 이벤트들이 연이어 열립니다. 특히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아이온큐가 비중 있는 발표를 가질 예정이라 이들의 국내 협력이나 시장 진출 계획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글로벌 양자기술 행사 ‘퀀텀코리아 2025’가 24일 서울 서초구 양재 aT센터에서 개막합니다. 올해 3회 행사를 맞는 퀀텀코리아는 지난해 기준 11개국, 63개 기업, 5500여명이 참석해 양자 분야 동향을 공유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글로벌 무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올해 특히 눈에 띄는 참석자는 기조연설자인 오스카 페인터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응용물리학과 교수 겸 아마존클라우드서비스(AWS) 양자하드웨어 책임자입니다. 그는 다음주 방한해 ‘오류 정정과 확장(Error Correction and Scaling)’을 주제로 개막식 기조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발표 주제로 비춰볼 때 양자컴퓨터 규모(큐비트) 확장에 필요한 오류 정정 신기술 ‘캣(고양이) 큐비트’를 소개하고 관련 사업 비전과 협력 방안을 언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AWS는 올 2월 페인터 교수를 필두로 자체 개발한 첫 양자칩 ‘오셀롯’을 공개했습니다. AWS는 기존 빅테크 양자컴퓨터들이 겪는 고질적 문제인 큐비트 계산 오류를 개선할 수 있는 신기술 캣 큐비트를 선보였죠. 양자컴퓨터는 큐비트 수가 늘수록 연산 성능이 늘지만 대신 오류 빈도도 높아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향후 현재 수백 큐비트인 양자컴퓨터 규모를 전면 상용화 수준인 100만 큐비트 정도로 키우려면 오류 정정 기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런 가운데 AWS는 캣 큐비트로 오류 정정 비용을 기존 방식 대비 최대 90%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해 학계 이목을 끌었습니다. 오셀롯과 캣 큐비트에 대해서는 이전 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참고 기사: [김윤수의 퀀텀점프] 이제 한국도 쓴다…양자컴 제대로 알기 <3>).
퀀텀코리아에서는 그외 엔비디아, 아이디퀀티크(IDQ), IBM, 메가존클라우드, 큐에라, 노르마 등 국내외 기업들이 참석해 발표·토론하는 컨퍼런스도 열릴 예정입니다. 올해는 특히 유엔(UN)이 지정한 ‘세계 양자 과학기술의 해’를 맞아 ‘100년의 양자, 산업을 깨우다’를 주제로 양자기술의 산업화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퀀텀코리아에 앞서 23일 미국 아이온큐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내 자회사 IDQ와 함께 자체 행사 ‘금융 산업을 위한 양자 기술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아이온큐가 지난달 SK스퀘어 자회사였던 IDQ를 합병한 후 처음으로 여는 공식 행사인 만큼 회사의 국내 진출 방향을 두고 업계 관심이 높은 상황입니다. 아이온큐와 IDQ는 이번 첫 행사를 통해 특히 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통신(QKD) 기술이 국내 금융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과 해외 사례를 소개하고 국내 금융 고객사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입니다.
아이온큐는 올 초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3000억 원대 지분 맞교환을 단행했습니다. SK텔레콤은 아이온큐 지분을 갖고 아이온큐는 SK 계열사였던 IDQ 지분을 같은 양 확보하기로 했죠. 아이온큐는 자사 양자컴퓨터 기술과 IDQ의 양자통신 기술 QKD 간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터 규모를 확장하려면 양자칩 간 통신이 필수적인데 마침 IDQ가 양자통신 독자 기술을 보유한 것이죠. IDQ는 올 초 QKD 장비 최초로 국가정보원의 보안 인증을 받은 바 있습니다. IDQ는 아이온큐의 국내 거점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돼 두 회사의 이번 첫 행사에 업계 관심이 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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