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영역은 2009 교육과정개정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치러진 첫 수능인 만큼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유형의 문제들이 다수 출제됐다. 논리적 실증주의자 포퍼와 총체주의자 콰인의 지문을 제시한 문제에서는 통상 관점의 차이를 묻는 것과 달리 두 철학자가 동시에 ‘아니오’라고 답할 수 있는 문항이 무엇인지 물었다. 지문에 등장하는 화자들의 차이에 집중해왔던 학생들에게는 낯선 형태의 문제였다. ‘박씨전’과 박경리의 ‘시장과 전장’ 등을 지문으로 주면서 전쟁의 허구화를 묻는 문제는 고전과 현대소설을 묶은 것으로 이 역시 과거에는 없던 복합형 문제였다. 특히 보험금 지급 방식을 다룬 지문의 경우 6개 문제가 집중됐고 지문을 통해 보험지급률을 완전히 이해해야만 풀 수 있었다.
수학영역 중 가형에서는 3개 문항이 새로운 유형이었다. 벡터를 활용해서 종점 사이의 거리를 구하는 문제, 두 직선이 이루는 각과 타원의 정의를 활용해 초점을 찾는 문항 등이었다. 특히 마지막 문제는 도함수의 정의를 이용해 함수를 구해야 하고 합성함수와 역함수를 포함한 방정식 등 다양한 개념이 포함된 사고력 측정 문제였다. 새로운 유형인데다 난도도 높아 최고 상위권 수험생을 걸러내기 위한 문제인 것으로 분석된다. 나형에서도 3개 문항 정도의 새 유형이 출제됐지만 9월 모의평가 때 이미 제시됐던 형태였고 출제 범위도 비슷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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