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인덱스는 1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100.93까지 올라 지난 2003년 4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달러화는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도 101.32를 기록하며 강세장을 이어갔다. 달러 강세는 미 국채금리 급등이 견인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1조달러의 인프라 투자 등 재정확대를 공언해 미 10년물 금리는 이날 2.278%로 10일 만에 0.45%포인트 넘게 올랐다. 재정확대를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게 되면 금리는 오른다.
원·달러 환율 역시 18일 외환시장에서 7.3원 오른 1,183원20전을 기록해 올 6월 이후 5개월 만에 1,180원대로 상승했다. 일본은행(BOJ)이 전날 트럼프 텐트럼에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자 국채를 고정금리로 무제한 매입하겠다는 공개시장 조작에 나서 엔화가 달러화에 약세를 보이고 원화도 이에 연동돼 환율이 올랐다. 달러당 엔화 환율 역시 이날 5개월여 만에 110엔선을 넘어 110.60엔까지 치솟았다. 달러에 비해 원화와 엔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두 화폐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얘기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을 굳히는 발언을 내놓고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1.6% 상승한 것도 달러화 가치 상승을 부추겼다. 달러는 유로에 비해서도 0.54% 오른 유로당 1.062달러를 기록해 ‘패리티(1달러=1유로)’에 한발 더 다가섰다. 바클레이스는 당분간 달러화 강세가 이어져 내년 중 달러와 유로화의 패리티가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달러 강세가 다음달 13~14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전후로 한 차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NY멜런의 네일 멜로 수석 외환전략가는 “옐런 의장이 금리를 올리면서도 미 경제에 부담이 되는 달러 강세를 완화할 방도를 강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연선기자 뉴욕=손철특파원 blueda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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