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동시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를 두고 침몰하는 배 ‘박근혜 호’에서 빠르게 발을 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김현웅 장관(사법연수원 16기)은 지난 21일 “지금 상황에서는 사직하는 게 도리”라고 밝히며 사의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안종범 등과 함께 피의자로 입건된 지 하루만이다.
김현웅 장관은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황교안 총리의 법무장관 시절 차관으로서 보좌한 경험이 있다. 검찰 재직 당시부터 특수수사·기획·행정 등에 두루 능통하고 치밀한 업무 추진 스타일로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지 1년 여 만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최재경 민정수석은 현 ‘최순실’ 정국에 따른 박 대통령의 인적 쇄신으로 지난달 30일 우병우 전 민정수석 후임자로 내정돼 지난 18일 임명장을 받았다. 최 수석은 검찰 내 주요 특수 보직을 두루 거치며 대표적인 특수수사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따라서 검찰 조사시 박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법률적으로 보좌할 것이라는 전망이 컸다. 그러나 굳이 책임질 일이 없던 최 수석마저 임명 1주일만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와 법무부 등에 따르면 이는 검찰의 ‘정치적 수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폭발 직전”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격앙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검 정국에서 큰 힘이 됐을 두 각료의 사퇴로 청와대는 고민에 빠졌다. 당장 청와대는 두 사람의 사표도 아직 수리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특검을 앞두고 새로운 법무장관과 새 민정수석으로 교체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이날 김무성 전 대표가 대선 불출마 선언과 동시에 탄핵 운동에 나서는 등 이탈이 가속화하는 형국이다. 검찰의 수사는 대통령을 더욱 옥죄어가고 있는 가운데 침몰하는 난파선 ‘박근혜 호’에서 이탈하는 또 다른 국무위원이 나타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