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는 과정에서 숱한 역대급 기록을 남겼다. 우선 기업공개(IPO) 규모는 무려 20억 달러(약 2조 2,500억 원)로 글로벌 바이오 부문을 통틀어 역대 2위에 이른다. 역대 1위로 바이오 업계의 신화로 꼽히는 미국 제넨텍(1999년 상장·21억 달러)의 IPO와 비교해서도 별 차이가 없다. 다국적 ‘공룡’ 제약사들이 즐비한 글로벌 헬스케어 부문에서 2014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이며 올해 전 세계에서 이뤄진 IPO 중 6번째로 컸다.
더 큰 의미는 이 정도 물량의 IPO가 잡음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해외 기관투자가의 청약 경쟁률이 19대 1에 달하는 등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이후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작이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10일 마침내 증시 입성을 하던 날 김태한 사장은 “2020년까지 생산능력과 매출액, 영업이익 부분에서 모두 1위를 달성해 세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분야의 진정한 월드 챔피언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시장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래 성장성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주가는 상장 첫날 시초가보다 6.67% 상승한 14만 4,000원으로 거래를 마친 뒤 현재 주당 17만 원 대를 기록 중이다. “적자 기업인데도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잠잠해졌다. 설립한 지 불과 5년만에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의 신수종 사업으로 2011년 4월 문을 연 후 ‘품질·스피드·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바이오의약품 CMO 분야에서 단숨에 글로벌 3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2013년 7월 상업 생산을 시작한 제1공장(3만 리터 규모)은 2015년 11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제조 승인을 받고 현재 풀 가동 중이며 2013년 9월 착공한 15만 리터 규모 제2공장은 올해 2월부터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착공한 제3공장은 세계 최고 효율성과 생산능력을 갖춘 ‘드림 플랜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8년 18만 리터 규모의 제3공장이 완공될 경우 총 생산능력이 36만 리터에 달해 오랜 역사를 가진 글로벌 제약사들을 제치고 ‘글로벌 CMO 1위 기업’에 올라설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해 FDA와 유럽의약청(EMA)으로부터 총 7건의 품질 인증을 획득하며 품질경쟁력 또한 인정받았다.
글로벌 투자가들에게 인정받으며 탄탄한 자금줄까지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 좀 더 좋은 품질과 좀 더 낮은 가격, 더 빠른 공급 체계를 완성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자체 생산보다 삼성과의 생산 제휴를 선호하도록 업계 패러다임을 바꿔갈 계획이다. 김 사장은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보강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