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 ‘잠룡’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비박계가 탄핵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 의원은 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의 4월 퇴진 일정을 당론으로 정한 것이 마치 탄핵을 반대하는 것으로 비치는데, 이는 오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비상시국위는 여야가 이에 대해 협상을 하고 결렬되면 탄핵 표결에 동참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며 “탄핵을 거부하는 듯 오해하는 것은 바로 잡았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 의원은 “대통령이 4월 말 이전에 자진 사임을 발표하면서 2선 후퇴를 하고 총리에게 권한을 이양하는 문제에 대해 본인의 입으로 분명한 말씀이 없다면 당연히 여야협상은 안 될 것”이라며 “그러면 탄핵 일정은 그대로 추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 의원은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내년 4월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혀도 그때까지 권한을 그대로 행사하면서 자리에 앉아있겠다는 것이라면 국민은 이를 받아들이기가 힘들 것”이라며 “저는 국민의 뜻에 따라 처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 의원의 해명과는 달리 ‘촛불 민심’은 탄핵 절차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돌아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듯 하다. 이번 주말 촛불 집회에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국정농단 공범 새누리당 규탄 시민대회’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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