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은행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라고 주문했다.
6일 천소라 KDI 연구위원은 ‘대내외 여건 변화가 국내 소비자물가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서 “향후 국내 장기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이에 상응할 정도로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지 못하면 실질금리가 상승해 경기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며 “국내 통화정책은 보다 완화적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중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부동산 등 물가가 제자리라면 가계, 기업 등은 자산가치는 그대로인데 금리만 올라 자금을 조달하기 버겁게 된다.
천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물가 상승률은 1% 초반에 머물며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에 미달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수년간 물가가 목표를 밑도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통화당국이 물가 및 경기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해 물가상승을 견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에 안착하면 자산 가격 하락 압력을 완충해 부동산 경기 연착륙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 경고등이 들어온 가운데, 기준금리가 내려간다면 앞으로 닥칠 수도 있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경우 가장 큰 위험은 자본유출이다. 미국은 금리를 올리는데 우리는 낮추면 투자금은 높은 수익률을 따라 미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이에 대해 천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자본이 빠져나갈 수 있지만 한국의 두둑한 외환보유액, 충분한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급격하게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내년에 금리를 올린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빠른 속도의 인상 가능성도 낮다”고 밝혔다.
KDI는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을 줄곧 이어오고 있다. 지난 5월 ‘하반기 경제전망’에서도 구조조정에 의한 경기 부진을 예상하며 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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