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오후 2시 탄핵안 표결이 이뤄지는 국회 본회의장 맞은편 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가 열렸다. 회의장 안에는 곳곳에 ‘탄핵’ 글귀가 써있기도 했으며 회의 시간이 가까워지자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이름이 써 있는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기도 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회의 시작을 알리며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섰다. 추 대표는 “위기 때마다 이 땅의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목숨마저 희생해온 우리 자랑스런 국민이 희망을 갖는 날”이라고 운을 뗐다.
#3. 오후 3시 각 당 의원들이 탄핵 표결이 이뤄지는 국회 본회의장 앞으로 입장했다. 가장 먼저 본회의장에 입장한 의원은 지난 10월 18일 ‘민중의 꿈’을 창당한 울산 무소속 윤종오, 김종훈 국회의원으로, 두 의원은 ‘박근혜 탄핵’을 외치는 포스터를 들고 “드디어 박근혜 대통령은 심판대에 올랐다”고 외쳤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발표한 투표 결과가 생중계로 방송된 순간 국회 내부에서는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본회의장 밖에서 소식을 기다리던 보좌진들은 서로 악수를 나누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의원들은 표결을 마친 직후 회의장 뒷문을 통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갔다. 일부 의원은 환한 표정을, 일부 의원은 착잡한 듯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 밖으로 나섰다.
로비에서는 의원들이 곳곳에서 가결 직후 소감을 전하며 발언을 이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국민과 맞서고 국민을 이기려고 했던 세력들이 결국 국민들의 심판대에 올랐다”며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과거는 이제 다 잊고, 다시 제대로 된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당분간 과도상태가 될 것”이라고 가결 이후 전망을 밝혔다.
국회가 제출한 탄핵 소추의결서는 헌법재판소에서 180일 이내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이 결정된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헌재의 결정이 나오기까지 63일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얼마만에 결정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탄핵안 가결 소식이 전해진 9일 국회 밖에서는 시민들의 함성과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장미꽃을 들고 함께 환호하던 배진석(30)씨는 “표결 직전 국민 70% 이상이 탄핵에 찬성한다는 언론 기사를 봤다”며 “국민의 뜻과 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이제 국회도 민의를 받아들이는 기관이 됐다는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정수현·정가람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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