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닫는 은행 점포가 계속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부동산 처분 규모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 과거와 달리 영업점의 필요성이 떨어지고 있어 지점과 인원 감축은 앞으로 계속될 전망인데요.
올해 은행권은 실적도 좋고 주가도 승승장구하는데, 이 같은 결실을 맺고도 연말을 맞은 은행원들의 마음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정훈규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일산서구 탄현동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점포입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ATM기기만 운영되고 있고, 낮 시간인데도 창구 문은 닫혀있습니다.
이곳은 주변 점포와 통폐합되면서 부동산 처분을 위해 매물로 나와 있습니다.
온라인 공매 입찰시스템 ‘온비드’를 보면 현재 이렇게 KEB하나은행이 올려 놓은 물건은 11건에 달합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합병 이후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인접한 점포를 통폐합한 특수성이 있지만, 영업점 축소는 전 은행권에서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국내 은행 영업점수는 2012년 7,700개에서 지난해 7,300개로 줄어들었습니다.
5대 시중은행만 봐도 지난해 말 5,000개가 넘었던 영업점 수는 지난달 말 4,900여개로 감소했습니다.
문 닫은 영업점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매각 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5대 은행의 매각규모는 955억원으로 지난 한해 702억원을 웃돌았습니다.
일할 공간과 함께 인원도 감축되고 있습니다.
직원 수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은 오늘까지 지난 나흘간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습니다.
10년의 근무연한 제한을 고려하면 사실상 대리급까지 포함한 셈입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올 상반기 각각 180여명과 170여명의 희망퇴직을 받은 바 있습니다.
비대면 거래 증가에 따른 점포와 인원 감축, 여기에 성과주의까지 맞물려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쳐야 하는 은행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훈규기자 cargo29@sedaily.com
[영상취재 강민우/ 영상편집 김지현]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