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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반도체 대전] 메가톤급 투자·M&A...中까지 가세 '반도체 치킨게임' 가열

中, 3강체제 굳건한 D램 대신 낸드플래시 집중공략

정부 지원·내수 앞세워 '반도체 굴기' 밑그림 착착

삼성, 평택공장 신설·하만 인수 등 발빠른 대응 나서

하이닉스도 경쟁사 시게이트와 합작법인 설립 검토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치킨게임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반도체 생태계를 주도했던 미국·한국·일본 등이 대규모 시설 확장과 투자, 인수합병(M&A)에 속도를 올리는 가운데 ‘반도체 후발국’으로 정부 주도 아래 ‘반도체 굴기’를 기치로 내건 중국도 추격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모양새다. 반도체 시장에서는 특히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증강현실 등 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로 대용량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생존을 위한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공정이 까다로운 D램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강 체제가 굳건히 구축돼 있어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사활을 건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다.

◇M&A와 대규모 시설투자, 가열되는 치킨게임=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M&A와 대규모 시설투자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2개월만 기술개발이 늦어도 수천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당장 3D 낸드플래시를 둘러싸고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시설투자를 대폭 늘리는 등 치킨게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IoT·빅데이터·증강현실 등에 필수적인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3D 생산 규모를 늘리기 위해 15조원을 투입해 평택 공장을 짓고 있고 내년 초부터 설비 반입에 들어가는 등 기술과 생산 양 측면에서 압도적 지위를 이어가기 위한 행보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중국 시안에 3D 생산설비를 늘렸다. 3D 생산량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32만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4·4분기부터 경쟁업체 중 유일하게 48단을 양산하고 있는데 내년 초에는 64단 제품을 내놓는다.

이에 맞서 SK하이닉스는 올 3·4분기부터 36단 3D 낸드를 생산하고 있으며 46단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D램 비중을 점차 줄여 내년 말에는 생산제품의 50% 이상을 3D 낸드로 채울 방침이다.

메모리 시장의 강자인 두 업체를 따라잡기 위한 해외 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7월 XMC 지분을 인수했고 일본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과 협업해 3D 낸드를 양산하고 있다. 마이크론도 싱가포르 낸드 공장을 10% 확장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의 M&A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올해 일본 소프트뱅크는 영국 ARM을 인수했고 미국 퀄컴은 네덜란드의 NXP를 사들였다. 일본 전자부품 회사인 TDK는 갤럭시와 아이폰에 모션센서 칩을 공급하는 미국 반도체 회사 인벤센스를 인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9조4,000억원을 투입해 하만을 인수했다.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는 SSD 시장에서 경쟁자인 시게이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급성장 중인 SSD 시장에서 뒤처진 만큼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겠다는 복안이다.

메모리반도체와 비메모리반도체 기업 사이에는 서로의 영역을 뺏기 위한 사업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비메모리 절대 강자인 인텔은 지난해부터 메모리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고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를 통해 인텔의 공간을 비집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대국(大國) 야심=글로벌 업체들의 경쟁적 투자 속에서 중국은 시장을 뒤흔들 ‘태풍의 핵’이다. 메가톤급 시설투자와 내수 기반을 무기로 ‘반도체 지형’을 다시 그리고 있다. 반도체 중화(中華)를 실현하는 밑그림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인텔 등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는 이유다.

중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공장건설과 시설투자에 나서면서 중국은 올해 대만·한국에 이어 3대 반도체 장비 소비국가로 우뚝 섰다. 중국은 올해 반도체 제조장비 67억달러(약 8조원)가량을 구입했다. 전통의 강호인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3대 소비국가로 올라섰다. 중국은 반도체 대전이 더욱 치열해지는 내년에도 약 70억달러의 반도체 장비를 사들여 대만(102억달러), 한국(97억달러)에 이어 3위 자리를 고수할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은 세포분열하듯 빠른 속도로 생산거점을 늘리고 있다. 내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새로 가동할 반도체 공장과 연구시설만 26곳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에서 신규 가동하는 반도체 기지 62개의 42%를 차지하게 된다.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분야에서 1·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잡겠다는 원대한 전략이 깔려 있다. 중국은 팹리스(반도체 설계)에서도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팹리스는 지난해 초 736개에서 현재 1,362개로 85%나 급증했다. 수년째 200여개에서 현상유지에 머물고 있는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한국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설계 분야에서 이른 시일 안에 비교우위를 점하겠다는 야심이 배어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중국 국가반도체투자펀드는 지금까지 총 700억위안(약 12조원) 중 60%를 생산라인 조성에 투자했지만 앞으로는 설계 분야 비중을 대폭 늘릴 것”이라며 “자국 설계 기업 간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이후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생태계를 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중국 반도체 설계 업계에서는 2013년부터 M&A가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유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은 스프레드트럼·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을 인수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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