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5차 청문회’에 출석한 우 전 수석의 답변을 지켜본 시민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시민들은 우 전 수석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와 내용에 크게 실망하면서 “민정수석으로서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의구심이 든다” “말로만 국민을 섬길 뿐 실제는 무시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일부에서는 “위증에 대한 고강도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민들은 특히 우 전 수석이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훌륭한 사람으로 존경한다”고 말한 것에 분노했다. 이날 아침부터 청문회를 지켜봤다는 자영업자 박경수(48)씨는 “국가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이 떳떳한 표정과 말투로 또박또박 대답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났다”며 “대통령과 김 전 실장을 존경한다는 것은 지금도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는 본심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취업준비생인 한정수(29)씨는 “국민들의 마음을 뻔히 알면서도 청문회장에서 대통령을 훌륭한 사람이라고 두둔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큰 특혜를 받았는지 짐작이 갔다”고 전했다.
네티즌들이 나서 현상금까지 내걸면서 우 전 수석의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던 것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답한 것도 공분을 일으켰다. 시민들은 “청문회 출석을 피해 다니면서 답변을 미리 준비했을 것” “국민을 우습게 보는 사람에게 국민의 세금을 줬던 것이 아깝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직장인 이수지(35)씨는 “마치 청문회를 앞두고 답변을 짜 맞추기 위해 잠적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좋은 머리를 나쁜 일에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씁쓸했다”고 전했다. 주부 배연아(61)씨는 “답변에서 조금도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진실에 다가서지 못하고 호통으로 일관한 국정조사위원들의 무능함도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자영업자 이병수(52)씨는 “그동안 국조 위원들이 보여준 수준이 워낙 낮아서 이번에는 아예 기대도 안 했다”며 “우 전 수석을 심문해야 할 국정조사 위원들이 오히려 우 전 수석에게 끌려다녔다”고 꼬집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사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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